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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언어로 너를 말하다

by 리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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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은 너를 닮았다.

가볍고, 예고 없이 다가와

마침내 내 마음에 내려앉는 너.


황금빛 숲 너머에서

우리는 서로를 향해 웃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렇게 웃기 위해 걸어온 사람들처럼.


너의 웃음이 튄다,

바람을 타고, 낙엽을 흔들고,

내 가슴에도 닿는다.

세상의 모든 음악이 멈춘다 해도

그 한 순간, 너의 웃음이면

충분했을 거야.


손을 잡지 않아도,

눈빛 하나면 계절을 건넜다.

서로의 온기 속에서

우리는 말을 아꼈고

침묵조차 사랑이었다.


이 계절이 다 가기 전에

너에게 말하고 싶어.

네가 내 가을이었다고,

내가 살아있는 모든 이유였다고.


오늘도 낙엽은 바람을 따라 춤추고

우리는 그 한가운데서

사랑이라는 이름의 계절을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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