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석의 <인간이 그리는 무늬>
진정으로 봄을 느끼는 사람은 ‘봄이 왔다!’라고 대충 말하지 않아요. ‘봄’이라는 개념을 무책임하게 내뱉지 않아요. 대신 봄을 구성하는 구체적 사건을 접촉하려 하죠. 얼음이 풀리는 현장으로 다가가, 풀려 가는 얼음에 손을 대 봅니다. 새싹이 돋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찾아가 풀어지는 땅의 온기를 살갗이나 코로 직접 느낍니다. 봄을 그저 ‘봄’이라 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참여하는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사건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죠.p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