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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Dec 23. 2015

지금의 내, 그때의 나


창가 넘어 들어오는 햇살 피해 무릎을 당기던 아이였다 하얀 눈 밭을 뒹굴다 손 끝이 아릴 때 쯤, 발게진 볼 가득 하얀 입김 담아 씩씩거리며 집에 들어와 입 안 가득 밥을 우겨넣던 소년이기도 했다 여름 밤 몰래 문방구에 뛰어가 싸구려 폭죽을 사서 동네 공터에서 불을 피우며 가슴 두근 거리던 작은 사람이 바로 나였다
시간이 흘러 크고 또 컸다 그 때의 소년은, 하늘 너머에 어른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상상은 했을까 돌아보면 과거는, 언덕 아래로 굴러가는 공 따라 뛰어가듯이 허겁지겁 달려왔었나보다 그 때 그렇게 공 따라 달려가던 나는 얼마나 숨이 가빴을까 나는 그 때 어떤 표정이었을까 얼굴 가득 웃고 있었을까 무표정이었을까 기억나지 않는다 가끔 이렇게 작은 추억들에 마음이 걸려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며 자꾸 쌓여가는 기억을 포근하게 덮어보곤 한다 지금의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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