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지금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쌩전 Feb 02. 2016

쓴다는 것


나는 뭔가를 계속해서 쓰는 일을 하고 있다

제안서를 쓰거나 카피를 쓰거나

메일을 쓰거나 메모를 적거나 (뭐 이래 저래 글을 쓰는 일이다)

컨택트리포트를 쓰거나 아이디어를 쓰거나

다양한 것들을 계속 쓰고 있다

이것은 일의 범주 안에 있는 것이고


그 외의 것으로 가도 마찬가지다

메시지를 쓰고 SNS를 쓰고 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활자들로 인해서

내 인생도 시간에 쓰여지고 있는데


그럼 나는 뭘 쓰고 있는걸까?


어릴 때부터 이것 저것 써왔던 나의

쓰는 습관이라는 것은 

목적이 선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쓰고 싶은 마음이 먼저고 말을 만드는 것이 다음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기에

배설하듯이 쏟아냈다

가끔은 슬펐고 가끔은 재밌었고

가끔은 많았고 때때로 멈췄다


하지만 일이란 건 다르다

목적이 선행하고 선명하다

그걸 이루기 위한 작업

그걸 현실화 시키기 위해 말을 만들고

이야기를 쓰고 활자를 골라야한다


그 괴리에 힘들어했던 것 같다

아직도 애매한 중간에 있다

배설같은 쓰기 활동은 사실, 

만족이랄 것이 별로 없다


썼다는 사실만으로도 카타르시스를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목적있는 글쓰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고

그 이상의 비전을 달성했느냐에 대해 돌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운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뭐, 결국 이것도 배설이나 마찬가지의 넋두리다

이젠 조금 목표를 혹은 목적을 설정한 글도 적어볼까한다

변화는 두렵지 않다 

솔직히 말하면

변화를 지켜봐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두렵다


이렇게 활자를 쏟아내다보면

나도 모르게 문득 진심이 나온다


오늘도 몇 글자를 쓰게 될까

아침 출근길에 나무 사이로 쏟아지던 햇살이 문득

그리워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변하기 나름이라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