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파상 비곗덩어리

추악한 인간의 이중성

by 강새봄 레지나

러시아에서 단편을 많이 쓴 안톤 체호프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기 드 모파상이 있다. 모파상의<목걸이>는 주인공이 자기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허영을 쫓는다. 그 결과 인생을 낭비하게 된다는 인간의 욕망에 관한 소설이다.


톨스토이가 레 미제라블 이래 최고의 걸작이라고 극찬한 모파상의 <여자의 일생>은 1883년 8개월간 2만 5천 부가 팔리는 놀라운 기록을 남긴 소설이다. 기 드 모파상에게 매료되어 다른 작품도 찾아보았다.


중편<비곗덩어리>가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왜 제목이 비곗덩어리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일본 문호 나쓰메 소세키처럼 제목을 무심하게 짓는 작가가 아니라면 분명히 제목에는 그렇게 지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제목은 비곗덩어리(불 드 쉬프)로 불리는 주인공의 별명이었다. 제목에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 첫 번째 그녀를 부르는 호칭이고 두 번째로는 고기보다는 값어치 없는 비곗덩어리, 다시 말해 매춘부인 그녀의 처지를 나타낸다.


보불 전쟁 중 등장인물들에게 갈등 상황이 전개된다. 프러시아 장교가 엘리자베스 루스에게 자신과 하룻밤 보내야만 일행이 이 지역을 통과할 수 있게 허락해주겠다고 한다. 일행들은 처음엔 분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에게 압박을 하고 자기들끼리

그녀를 험담하며 그녀 앞에선 갖은 감언이설로 구슬린다. 엘리자베스 루스는 일행을 위해 장교의 요청을 수락하는데, 일행은 그녀를 이용한 후에 길을 떠나며 거침없는 혐오와 냉대를 드러낸다. 특히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수녀들도 이 무리에 포함된 걸 보고 깊은 상념이 들었다.


엘리자베스 루스를 기만한 속물들이 프러시아 장교 앞에서는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기에 그녀를 외면했다고 치자 장교에게 벗어난 후에 일행이 마차에서 식사하는 장면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는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없음으로 추악한 모습을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데 바로 나와 마주 보는 즉 거울이 존재한다면 나는 즉시 그 사실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리고 추악한 모습을 보고 그처럼 되고 싶지 않다고 강한 반감을 느낄 것이다. <비곗덩어리>의 속물들은 독자들에게 거울 역할을 한다.


글의 마지막에 프랑스 국가를 부르는 부분은 굉장히 의미심장하다. 그들이 지금 처한 현실이 전쟁 중이며 모두 같은 프랑스인이라는 사실을 환기해 준다. 동시에 주인공을 제외한 인물들에게 애써 외면하고 싶은 자신들의 행동을 상기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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