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봄
세상을 바라본다. 내 눈으로 바라보는 이 세상을 관찰한다. 분석하고 파악하며 감성을 느낀다. 자극 추구가 높고 호기심이 가득했던 어린 시절, 타자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던 유일한 존재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대했다. 반대의 것을 선택하는 외골수 기질. 모든 사람과 매체, 학교에서도 자꾸만 공부를 강조했다. 누구도 내게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고, 내적인 동기보다 외적인 이유를 더 언급했다. 그래서 나는 공부를 극도로 싫어했다. 공부를 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청개구리 심보로 세상을 바라보던 내가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부모님께 요청한 것은 중학교 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부모의 허락 없이는 다른 것을 할 수 없었다. 여담이지만, 이십 대가 되어 평범한 길을 걷지 않았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튼 그때 나는 부모님께 카메라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사진작가를 접해본 적도 없는 내가 카메라를 원했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지만, 아마 세상을 관찰하려는 나의 무의식이 그런 부탁을 하게 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나는 세상을 바라본 나의 관점으로 글로 써내고, 최근에는 그렇게 바라던 카메라를 사서 세상의 많은 것을 담아내고 있다. 인간이란 은폐와 탈은폐의 연속인 세상 속에서 삶을 향유할 수 있다고 말했던 하이데거의 위로처럼, 나는 여전히 세상을 밝히기 위해 꽤 애쓰고 있다. 나의 존재를 사랑하기 위해서, 그리고 타자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