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순간을 담는 일
실크로드 루트의 관광지로 잘 알려진 카쉬가르나 쿠처 등이 아닌, 신장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할 때에도 놓치고 싶지 않은 찰나의 순간들은 정말 많았다.
나는 이방인의 눈이었지만 특별한 순간보다 위구르 사람들의 일상을 담고 싶었다. 이들의 일상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내가 이방인이 아닌 이 곳의 일부가 되는 것 같았다. 이들의 일상 속으로 조금 더 들어가보고 싶었다. 인물을 담아내는 일은 매력적이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했다. 기다렸다가 찰나를 담아내는 풍경사진과는 달리, 인물사진을 찍기 전에는 항상 찍어도 되는지 사전에 동의를 구해야 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엄근진한 표정으로 절레절레 (“안돼”)하기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조용히 고개를 까딱하고 굳은 표정(“곤란해”)을 짓기도 하고, 그리고 누군가는 이렇게 다소곳히 예쁜 미소를 지어주기도 했다. “약시, 약시!”라는 말과 함께. 위구르어로 ‘좋다’라는 뜻이다.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