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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 Rebecca Sep 04. 2023

한점 부끄럼 없는 인생을 살지는 못했다.

부끄러운 일을 많이 했다.

생각해 보면 부끄러워서 잊고 싶은 기억들이 나에게 많이 있다. 심지어 10대 20대라면 어려서 그렇다 해도 30대나 40대에도 나는 종종 부끄러운 행동을 했었다. 지금도 혼자 상념에 빠져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도 한심스러울 때가 많다. 대충 예뻐 보이고 싶어서 나이를 감춘다던지 더 좋은 동네에서 사는 것처럼 꾸며대며 있는 척을 한다던지 또는 가품을 명품이라고 우긴 적도 있었다. 타인에게 보이는 모습이 중요했던 것이다. 관종을 욕할 수 없다. 내가 관종 아니었나? 아주 높은 구두를 신고 들어가지도 않는 언니의 부츠를 꾸역꾸역 신어가면서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불편해했고 멋있는 척 예쁜 척 있는 척 똑똑한 척 인기 많은 척 정말 수많은 그런 척을 했었다. 속이고 거짓말하고 집에 와서는 쪽팔렸다. 그래도 나는 지고 싶지 않았다. 나를 감추고 속이고 더 많은 척 더 있는 척을 했다. 왜 그랬을까?





그래 남들보다 우월하고 싶지만 잘난 것은 하나 없는 열등감에 쩔어있는 아이였다.



열등감과 우월감은 사회심리학 및 개인심리학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이 두 가지 감정은 개인의 자아 평가나 자아 개념과 관련이 있으며, 사회적 상황과 개인 경험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열등감 (Inferiority Complex):          열등감은 개인이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할 때 자신의 미흡함이나 부족함을 느끼는 감정입니다.      이론적으로,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가 개발한 개념으로, 자아 개념 형성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그는 모든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약간의 열등감을 가지며, 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한다고 봅니다.      열등감은 긍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으며, 개인의 동기부여와 성장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도한 열등감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 평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월감 (Superiority Complex):          우월감은 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감정입니다.      열등감과는 반대로, 우월감은 자아 평가에서 자신을 높이 평가하고 자신감이 높은 개인에게 흔하게 나타납니다.      과도한 우월감은 자만심이라고도 불리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초래하거나 과시적인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쳇 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열등감과 우월감 내용입니다.-


_ 이 두 가지 감정은 정상적인 범위 헤서 나타날 수 있으며, 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도울 수 있으나 과도한 열등감과 우월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심리적인 조절능력을 키워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의 자아개념과 자아 평가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것은 심리적인 안녕과 자아 발전에 도움을 준다. _ 



나의 열등감은 외모, 학벌, 남자친구의 우월함 정도, 직업, 돈, 집안 등 모든 면에서 나타났다. 지금 생각하면 아주 뛰어나지 않은 외모였으나 귀엽고 매력 있는데 눈이 커 보이려고 아이라이너를 아주 진하게 그리고 다녔고 진한속눈썹을 붙였다. 얼굴이 크지도 않은데 아주 작아 보이고 싶어서 더듬이처럼 옆머리를 내리고 다녔으며 몸매가 아주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운동을 하거나 관리를 하려는 노력보다는 좋은 옷으로 커버하려는 심보가 있었다. 학벌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학교를 다시 가면 되는데 대학을 더 좋은 곳으로 갈 노력보다는 대학교와 전공을 물어보는 사람들을 욕하며 피해 다녔다. 만나는 남자도 주변 친구들에 비해서 잘나고 부자인 사람을 만나야 했다. 그래야 내가 우월해 보인다고 생각했다. (결론은 망했지만... 내 속마음은 아주 속물이었다.) 직장은 좋았으나 직업이 비전이 없었다. 연구원이라고는 해도 사무직이나 다름이 없고 미래 발전성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간판으로 밀어붙였다. 월급도 조금 받지만 많이 받는 척 백화점에서 옷을 사 입었는데 시즌오프인 상품을 70% 할인된 가격으로 샀다. 그러나 누가 물어보면 "저는 현대백화점에서만 옷을 사요.!"라며 주접을 있는 대로 떨었었다. 집안은 매우 평범하고 절대 중산층이 아니었으나 중산층이라며 한강뷰의 좋은 집에 산다고 항상 묻지도 않은 자랑을 늘어놓았다. 한강뷰는 사실이지만 집이 그리 크지 않았다. 이런 과도한 열등감은 40대 초반까지 이어졌다. 분노감이 항상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애를 쓰면서 살아도 나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내가 최근 10년 동안 나의 인생에서 불평불만 없이 만족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나는 교육업을 평생 할 것이고 내가 만든 컬러&아트테라피라는 교육과정으로 업계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이라는 확언과 확신을 지켜온 것이다. 단 한 번도 이 일을 게을리하지도 않았으며 기회만 있으면 무료로 수업을 해왔다. 적자여도 상관없었다. 전국 어디든 가서 나만의 나밖에 못하는 이 수업을 했었다. 열등감 속에서 아주 작은 우월함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그것은 자라서 작은 잎으로 작은 나무로 그리고 제법 큰 나무로 성장했다. 점점 나의 열등감이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지고 있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는 45세다.

컬러와 예술 그리고 경영학을 기본으로 한 교육을 융합시킨 프로그램은 처음 시작 할 때 아무도 모르는 그냥 생각일 뿐이었다. 당시 누군가 내 계획을 들었다면 아마도 많이 비웃었을 것 같다. 나는 일반적인 강의에 예술분야의 활동을 융합시켰고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나를 따라 하려는 강사들이 생겨났다. 그저 상상만 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 같다. 상상하고 글로 적고 그리고 남들 신경 쓰지 않고 이미 된 것처럼 행동했다. 그러기 시작한 지 7년이 흘러서 나는 정말 신기하게 내가 상상한 대로 살고 있었다. 나의 상상은 계기가 되어 책출간을 의뢰받았으며 지금은 강의에서 강연을 하는 사람이 되었다. 




과거의 나를 생각하면 열등감에 거짓말이나 하는 보통의 여자아이였다. 나를 열등감에서 구해 준 것은 '교육업에서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의 길을 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나의 성공은 열등감에서 그 길이 열렸다고 생각한다. 과거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우월해지기 위한 도전은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마음만 우월해서는 열등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은 깨달았고 나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선택했다. 나는 차분하게 천천히 내가 원하는 나를 만나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그리고 절대 그 길에서 내려오지는 않았다. 가치를 높이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책을 많이 읽고 정리해서 메모하는 것이다. 나를 비웃었던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한방 날려줄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서 책을 읽고 성공한 사람들의 레시피를 적어 나만의 것으로 만들고 행동했다. 반드시 교육업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내가 그렇게 만들겠다. 나는 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만 생각했다. 이것은 지금도 내 마음에 있다. 성공이란 여정이지 목적지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나는 여전히 여정 속에 있다.




내가 더 이상 열등감에 대한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던 어느 날이었다. 나는 열등감에 가득 차있는 한 친구를 만나게 되었고 10시간 동안 나를 향해 있는 척 잘 사는 척 잘되는 척 온갖 척을 쏟아내는 그 친구를 보면서 마음속에 경멸과 혐오의 반응이 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서 다시는 그 친구를 만나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러나 보라 내가 더했으면 더했지 그녀가 나보다 심한 정도의 열등감이 있다고 생각지 않는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열등감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차림은 한 껏 멋을 낸 상황이었다. 마치 과거의 나를 만난 것 같아서 내심 부끄러웠다. 나는 편한 트레이닝 바지에 운동화 그저 깨끗하게만 입고 있었다. 그리고 화장끼 없는 얼굴에 안경으로 스타일을 정리했고 단정한 단발머리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쇼윈도에 비친 나의 모습이 마음에 든다. '너 많이 괜찮아졌네. 앞으로 더 좋은 나를 만들자.' 그날 나는 과거의 열등이와 이별했다.



앞으로도 한점 부끄러움 없이 살 확신은 없다. 그저 최선을 다해서 과거보다는 조금씩 더 좋은 인생을 살아보겠다고 항상 다짐한다. 그리고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가능성으로 미래모습을 결정해 두었다. 과거의 나 그리고 오늘, 앞으로 만나게 될 미래의 그녀와 자주 대화를 한다. 이 대화는 하루하루 더 좋은 선택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 오늘도 정말 하기 싫은 운동을 하고 너무너무 하기 싫은 계단을 500개 오르면서 미치도록 하고 싶지 않은 것들을 게으른 나를 달래며 지금 이 시간에도 글을 쓰고 있다. 



요즘은 부끄럽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않고 사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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