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적응하기 (1) 언어 편
유럽 여행을 했을 때나 일본에서 살던 시절, 외롭지 않았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나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유럽 여행에서는 대부분 영어가 통했고,
영어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일본에서 살 때는 일본어 자격증도 있었고,
일본인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 만큼의 회화 실력이 있었다.
그렇기에 말 걸기도, 질문에 답하는 것도,
어딘가에 속해 있다고 느끼는 것도 쉬웠다.
하지만 지금의 프랑스 생활은 다르다.
조금..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언어에서부터 시작된다.
많은 아시아인들이 적응하기 힘든 나라 중 하나가 프랑스라는 말이 있다.
문화적 자부심이 강하고,
프랑스어 외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함께 살고 있는 프랑스인 남편의 가족들도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한다.
한두 단어 정도는 알아듣지만,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파리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도시를 벗어나면 영어가 통하지 않는 프랑스인들이 정말 많다.
어느 나라든 그 나라의 언어를 하지 못하면
적응은 느리게 진행되고,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떨어진다.
내가 이곳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되고,
조금씩 고립되고,
조금씩 더 외로워진다.
프랑스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지금 언어를 배우는 일이,
나에게는 생존이고,
마음을 지키기 위한 일이다.
이제야 겨우 프랑스어 공부를 시작했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언젠가는 겁먹지 않고,
이 낯선 나라의 언어로 자유롭게 내 마음을 말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천천히 배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