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이 파티의 밤은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 남편의 아주 친한 친구가 서른 살 기념 생일파티를 연다며 우리를 초대해 주었다.
‘생일파티’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자연스럽게 집에서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이 모여 케이크를 자르고, 밥 먹고, 가볍게 이야기하다 끝나는 그런 자리를 떠올렸다.
그런데 장소가 집이 아니라고 했다.
파티장을 따로 대여했다는 말에 첫 번째로 놀랐다.
그래도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겼다.
파티 시작 시간은 저녁 7시.
시간에 맞춰 남편과 함께 파티장에 도착했는데, 다행히 우리가 가장 먼저였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두 번째로 놀랐다.
생각보다 훨씬 넓은 공간.
사진기, 전문 DJ, 바(Bar)까지.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었다.
나는 남편에게 슬쩍 물었다.
“프랑스 사람들은 원래 생일파티를 이렇게 해?”
남편은 친구가 서른 살이 되는 기념이라서 조금 크게 준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이런 파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처음 경험했을 때는 시부모님의 결혼기념 파티였다. 그때도 이렇게 장소를 빌려 사진기와 DJ, 바를 준비하고,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파티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파티도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하나둘 도착했다.
친구의 사촌, 친척, 오랜 친구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프랑스식 인사, 비쥬(Bisou).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와 비쥬를 했다.
비쥬란 볼에 가볍게 하는 뽀뽀 인사로, 가족이나 친구 사이의 애정 표현이기도 하고, 동시에 프랑스에서는 ‘안녕하세요’에 해당하는 관례적인 인사이기도 하다.
대략 30명에서 40명쯤 되었을 텐데, 모두와 비쥬를 나눴다.
처음엔 이 문화가 참 낯설었지만, 이제는 “안녕~” 하고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었다.
파티장 한쪽에는 친구가 지난 30년 동안 살아온 추억의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 앞에서 함께 웃고, 설명을 듣고, 또 사진기로 사진도 찍었다.
케이터링으로 준비된 핑거푸드를 집어 들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졌다.
프랑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신기하게도 대화가 끊기질 않는다.
주제가 주제를 낳고, 이야기가 꼬리를 문다.
그렇게 약 세 시간 정도를 거의 쉬지 않고 이야기하다가, 드디어 식사 시간이 되었다.
이번 파티의 메인 디시는 햄버거.
세 가지 종류 중에서 고를 수 있었는데, 생일파티의 메뉴로 햄버거라는 점도 꽤 인상적이었다.
천천히 식사를 마친 뒤, 다시 대화.
그리고 어느 순간 DJ가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자연스럽게 댄스 스테이지로 사람들이 모였다.
전문 DJ의 음악 덕분에 파티장은 순식간에 클럽처럼 변했다.
재미있었던 건, 어른들만 즐기는 자리가 아니라 아이들까지 함께 뛰어놀며 춤을 추는 공간이었다는 점이다.
모두가 함께 즐기니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춤추다 지치면 잠시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들어가 춤을 추고,
또 나오고.
그걸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디저트 타임과 생일 선물을 여는 시간이 이어졌다.
하나씩 선물을 열어보던 중,
마지막 선물은 친구 부모님의 차례였다.
무려 일본 여행 패키지.
예상치 못한 선물에 친구는 물론, 부모님도 울컥하셨는지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나까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러다 남편의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져 우리는 친구들보다 먼저 자리를 떴다.
집에 도착하니 새벽 3시가 훌쩍 넘은 시간.
함께 남아 있던 친구들은 새벽 5시에 돌아갔다고 한다.
정말 열정 가득한 생일파티였다.
프랑스에서 파티를 한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길다’고 생각해야 한다.
밥만 먹고 슝 하고 끝나는 자리가 아니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충분히 어울리고, 그 사람의 순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자리다.
한국에서는 모임이나 행사들이 비교적 간결하다.
결혼식만 떠올려 봐도 정해진 시간 안에 식이 진행되고, 축하를 전한 뒤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 나름의 효율과 편안함이 있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무엇이든 함께 있는 시간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파티도, 기념일도, 축하의 마음을 충분한 시간으로 표현한다.
어쩌면 그래서 프랑스의 파티는
어떤 특별한 이벤트라기보다,
오래 함께 머물렀던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