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전 우리(나와 내 여행 메이트 그래서씨)의 여행은 빠듯한 일정에 쫓기며 아침부터 다리를 계속 혹사시키다 자는 동안 차가운 파스로 겨우 회복한 다리와 발바닥을 다음 날 다시 고생시키는 그런 여행이었는데, 라오스에서는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지는 나날을 보냈다. 방비엥에서는 특히나 더.
방비엥에서는 자연 안에서의 놀이 말고는 딱히 할 일이 없다. 오후에 도착한 첫날엔 블루라군에서 줄을 잡고 물에 뛰어드는 타잔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고(다이빙 도전엔 실패했다), 둘째 날엔 레포츠를 즐겼다. 높은 곳에 올라가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여기에서 저기로 이동하는 짚라인, 좁다란 배에 앉아 노를 저으며 강을 건너는 카약, 튜브를 타고 유유자적 강을 따라 내려가는 튜빙.
블루라군에서 다이빙과 타잔 놀이를 할 수 있는 나무
튜빙을 하다가는 라오스를 벗어나 바다를 정처 없이 떠돌게 될 것 같은 무서운 생각이 잠깐 들기도 했지만, 내 인생에 이렇게 한량 같이 보내는 시간이 또 있을까 싶었다. 강을 떠내려가다가 시끄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는 펍에서 잠시 멈추었다. 몸이 흠뻑 젖어있어 그런지 목을 축이고 싶단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칵테일을 한 잔 하고 다시 동동 떠내려갔다.
튜빙을 하다 쉬어가는 펍
많은 것을 하고 많은 곳을 돌아다녔던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는 아직 많이 남아있었다. 어제의 저녁과 똑같이 하릴없이 거닐다 먹고 또다시 걷다 마시며 남은 하루를 보냈다.
지금은 사라졌을 수도 있는 방비엥에서 제일 예쁜 레스토랑(왼), 지나가려면 통행료를 내야하는 남송 브릿지(우)
방비엥의 밤을 걷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