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멤버팀

스타트업 CTO의 역할과 고민

리멤버 임세준 CTO의 라이브 방송

by 리멤버

지난 3월 14일, 리멤버의 임세준 CTO가 라이브 방송을 했습니다. 60여 명의 분들이 방송에 참여했고, 스타트업 CTO의 경험과 생각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몇 가지 질문과 답변을 추려 전합니다.


Q. 개발자를 채용할 때 꼭 해야 할 질문 3가지를 꼽자면요?

A. 첫째, 기본적으로 역량이 있어야 합니다. 업무를 해낼 수 있는 기술적, 개발적 실력이 있는지. 둘째로 협업 능력을 봅니다. 리멤버는 협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함께 일하는 능력도 태도도 뛰어난 동료들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업무에 대한 태도를 봅니다. 학습과 성장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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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협업 시 동료 간의 ‘다름'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A. 협업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사람은 다 다르니까요. 저도 4년 동안 리멤버에서 일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마주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에 비추어 생각해보면, 협업이 어려운 이유는 서로의 기대치가 달라서인 것 같아요.


어떤 개발자분이 굉장히 힘들어하고 계신 적이 있었어요. 면담을 하면서 어떤 게 힘드냐고 여쭤봤는데 ‘성장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예를 들면 구글처럼 더 활발하게 신규 기능을 발굴, 제안하면서 다양한 도전과 경험을 하고 싶은데 여기서는 그러기 어렵다는 말이었죠.


"서로의 기대치가 다른 것 같다"라고 말씀드렸어요. 물론 활발한 제안은 좋지만, 지금 리멤버의 상황은 있는 기능이 더 잘 되게 하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때라는 말이었죠. 회사의 상황과 개인의 욕구가 늘 맞아떨어질 수는 없잖아요.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서로 이해를 더해갔던 것 같습니다.



Q. 팀원의 신뢰나 심리적 안정감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A. 말씀하신 심리적 안정감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존중이고 다른 하나는 경청인데요, 두 가지가 전제가 되지 않으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가 없어요. 누군가가 불만을 토로했을 때, 그 말을 존중하고 경청하지 않으면 ‘아, 이 사람한테는 무슨 말을 해도 까이겠구나'하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거든요.


일단 면담이나 회고같이 어려움을 털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최대한 많이 마련하고 있고, 리더로서 ‘나는 당신을 존중하고 끝까지 들어보고 이해해 보겠다'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피드백을 줘야 해요. “미안하지만 이건 지금 어떻게 해줄 수 없는 불만이다”라거나 “잘 이해했고, 주신 불만에 대해 언제까지 해결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대답을 해야 하죠. 해결책이 불명확하다면 “방법을 찾기 위해 이러이러한 것들을 해보겠다"라고라도 말할 수 있어야 해요.



Q. 그래도 팀 내에서 갈등이 일어나면 봉합이 쉽진 않을 것 같습니다.

A. 맞습니다. 한 번 싸움이 일어나면 전처럼 돌아가기는 쉽지 않죠. 게다가 갈등 해결에 들어가는 비용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래서 리쿠르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습니다. ‘협업 능력'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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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개발자는 기획자와 소통할 때 어려움이 많죠. 대표적인 게 ‘개발 기간'인데요. CTO로서 개발 예상 기간을 어떻게 책정하시나요.

A: 사실 개발 공수를 산정한다는 게 과학적 근거에 의해서 얘기하긴 어렵죠. 매번 똑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것도 아니니까요. 개발 중에 예기치 못한 이슈가 나오거나 기획이 변경되는 일도 부지기수고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감에 의해서 찍습니다. 제 경험과 바탕으로 ‘이 정도 걸릴 것 같다'라고 말씀드리죠.


중요한 건 개발 예상 기간은 절대 고정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제가 기획자들에게, 혹은 CEO에게 예상 기간을 말씀드릴 때는 언제나 어떤 이슈로 딜레이 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죠. 이는 다른 부서의 사람들도 잘 알고 있고요. 설사 특정 이슈 때문에 개발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개발팀은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는 신뢰가 있어서 시간이 더 걸린다는 사실 하나 때문에 챌린지를 받는 일은 없습니다.



Q.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좋은 코드를 지닌 제품을 만든다, 혹은 코드 퀄리티에 상관없이 빠르게 제품을 만든다. 둘 중 스타트업에 어울리는 개발 진행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굉장히 어려운 질문이네요. 제가 리멤버에서 일한 4년을 되돌아보면 둘 다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초창기에는 MVP(최소 기능 제품)을 만들어서 빠르게 시장의 검증을 받는 게 필요했죠. 시장 반응이 안 좋으면 제품을 버려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요.


그런데 속도에만 집중해 코드 퀄리티를 신경 쓰지 않고 개발한지 1년이 지나면서 쌓인 기술 부채가 체감되더라고요. 결국 2개월 동안 리팩토링만 한 적이 있었어요. 더 이상 기술을 추가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 돼서 모든 코드를 뜯어고쳤죠.


결국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코드 퀄리티가 높은 제품을 만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초기 스타트업처럼 시간이라는 요소가 타협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면 속도에만 집중할 수도 있겠지만요.



Q. 어떤 프로젝트 방법론을 활용하시나요.

A. 개인적으로 애자일리스트에 가깝긴 합니다. 애자일 방법론을 신봉하는 건 아니지만, 좋은 요소를 많이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애자일 방법론 사례들을 많이 적용했죠.


합류하자마자 도입한 건 스크럼이에요. 데일리 스크럼을 만들어서 개발자와 기획자가 함께 진행했고, 회고 미팅도 도입해 봤어요.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들어맞는 방법론은 없잖아요. 부분적으로 도입해보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개선점은 무엇인지 피드백을 받아보는 사이클을 돌면서 조직에 맞는 방식을 찾았습니다.


스크럼의 형태도 계속해서 바꿨어요. 심지어 너무 오랫동안 스크럼을 하다 보니 루즈한 분위기가 돼서 ‘스크럼을 안 하면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보자'는 의견에 따라 몇 개월 동안 안한 적도 있죠.


결국 어떤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의 목적은 적용 자체가 아니라 ‘일을 더 잘 하는 것’이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이런저런 시도들을 빠르게 해보고 개선점을 찾아 사이클을 돌면서 최적의 방안을 찾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리멤버도 여전히 찾아가는 과정 중에 있고요.



Q. 짐 콜린스의 책 <Good to Great>에서는 동기부여가 안 된 사람을 채용하는 건 ‘버스에 사람을 잘 못 태운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동의하시나요?

A: 주신 말씀만 놓고 보면 일부는 동의하지만 일부는 아닌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저희는 회사의 방향과 가치관에 부합하는 분들을 모시는 데 상당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리멤버라는 버스에 적합한 분들을 모시기 위해 노력하는 건 맞는데, 그럼 모두가 다 동기부여가 잘 되고 충만히 유지되느냐는 아닌 것 같아요. 4년 넘게 일하며 경험한 바로는 훌륭한 분들도 때로는 번아웃이나 슬럼프를 겪기도 하죠.


사람은 누구나 동기부여가 떨어지는 순간을 만나요. 서비스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 때문일 수도 있고, 업무 비효율 때문일 수도 있죠.


하지만 처음 버스에 사람을 태우는 관점에서, 가치관과 방향이 맞는 사람과 함께라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할 수 있는 것이더라고요. 결국 동기부여가 가능한 분을 모셔오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하고, 함께하고 나서도 끊임없이 높은 동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리더의 역할이죠. 팀원의 이슈를 빠르게 캐치하고 해결하기 위한 면담이나 회고 등의 자리를 마련하는 것.



Q. 회고 미팅에서는 누가 주로 말을 하나요? CTO만 많이 말하는 건 아닌지.

A. 이렇게 한 시간 가까이 말을 하고 있지만, 저는 제가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듣는 걸 좋아합니다. 회고 시간에 제가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팀원 분들이 불만이나 개선 사항들을 말씀해주시고, 저는 주로 질문을 합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서, 혹은 말씀 주신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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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저희 회사에는 아직 CTO가 없습니다. 스타트업이 CTO를 데려오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요.

A. 일단 저의 예를 들어서 말씀드리면 네 가지 기준으로 어떤 스타트업에 갈지를 판단했었어요.


첫 번째는 공감할 수 있는 비전이 있는 회사인가

두 번째는 성장성 있는 수익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인가

세 번째는 각 분야 최고 인재가 모여있는 회사인가

네 번째는 사람을 중시하는 회사인가


모든 CTO가 다 이렇게 생각하진 않겠죠. 하지만 특히 스타트업이라면 모든 것이 잘 안 갖춰져 있잖아요. 스타트업에서 중요한 건 현시점에서 머무르지 않고 이걸 개선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충분한 의지가 있는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습니다.



Q. 서비스가 성공하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든 적은 없었나요? 있었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A. 너무 많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17년부터 항상 그랬어요. 물론 이 서비스가 잘 될 거라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 있지만, 이게 잘 될까? 사용자의 니즈가 정말 있는 걸까?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도 엄청 많이 했어요.


실제로 저희가 내놓은 기능들이 성공적인 게 많지 않습니다. 물론 의미 있는 성과도 몇 번 이루었지만, 실패한 기획, 기능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럴 때마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서비스가 성장을 하고 있는 게 맞나 하는 우려와 낙담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그런 의구심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처음부터 성공할 수 있었다면 누구나 이 서비스를 잘 해낼 수 있을 거잖아요. 결국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고, 실패하고, 또다시 시도하는 과정을 끝까지 견뎌내는 회사가 성공한다고 생각해요. 여러 가지 불확실성과 마주했을 때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에 집중하는 것만이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멤버가 잘 돼야 극복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고요. 지금은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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