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리멤버Q

10+년차 구글러가 말하는 구글

구글코리아 민경환 & 정원준 총괄의 리멤버 라이브

by 리멤버 Remember


지난달 구글코리아의 정원준 전략 파트너십 총괄(이하 정)과 민경환 구글 플레이 한국 총괄(이하 민)이 ‘리멤버 라이브'에 참여했습니다. 두 호스트 모두 초창기부터 구글코리아와 함께 해왔습니다. 세계 최대 플랫폼 회사는 어떤 역할과 고민을 가지고 있을까요. 한국 시장은 구글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라이브 현장을 담아봤습니다.


DSC05283.JPG?type=w1200 민경환 구글 플레이 한국 총괄(왼쪽)과 정원준 전략 파트너십 총괄(오른쪽)


구글 '코리아'가 가지는 의미


Q. 구글에게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인가요?


정: 매출 규모로 보면 한국은 그리 큰 시장은 아닙니다. 구글은 글로벌 기업이고, 서비스하는 나라가 많잖아요. 우리나라는 유저 수 자체가 적으니 사업적인 면에서는 중위권 정도죠. 그럼에도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유튜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 중 하나가 K-POP과 K-Drama입니다. 안드로이드 핸드폰 제조사 중 가장 큰 파트너는 삼성이고요. 또, 한국은 안드로이드 폰을 훨씬 많이 쓰는 나라입니다. 구글 플레이를 쓰는 유저가 많다는 뜻이죠.

민: 한국 시장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사실 구글이 움직이는 방식은 국경이 뚜렷하게 나눠져있지는 않아요. 물론 한국에 특화된 비즈니스도 있지만, 많은 비즈니스가 나라, 지역으로 구분되는 게 아니라 프로젝트 단위로 운영되거든요. 저희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도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할 때도 있고, 한국과 일본에만 적용될 때도 있고, 한국에만 업데이트될 때도 있죠.


Q. 그래도 한국 시장만의 특징이 있잖아요? 그런 점이 구글의 글로벌 사업에 걸림돌이 된 적은 없었나요?


정: 물론 있죠. 한국은 IT가 빠르게 발전한 나라라서 더욱 그래요.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검색 시장이에요. 구글이 들어오기 전부터 한국에는 네이버가 있었죠. 이미 유저들은 그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었어요. 검색 엔진에 대한 기대 수준이 다른 거죠. 다른 나라와는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야 했어요.

민: 생각나네요. 2006년에는 한국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이 2%였어요. 어떻게 이미 눈높이가 높은 한국 유저들을 구글을 쓰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죠. 로컬 사업에서 배운 점이 많아 저희가 글로벌 팀에게 역으로 인사이트를 전달했던 기억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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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회사의 역할


Q. 구글은 세계 최대의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입니다. 플랫폼을 운영할 때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어야 할까요?


민: 많은 분들이 구글을 플랫폼이라 말할 때 플레이스토어나 유튜브만 말씀하세요. 물론 맞지만, 저희의 역할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갑니다. 단순히 플랫폼의 파트너의 앱과 유저의 콘텐츠를 올리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죠. 앱 개발사를 파트너라고 부르는데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디자인하는 단계에서부터 저희의 서포트가 들어갑니다. 플랫폼을 운영한다면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그런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만 합니다. 아직 생태계가 형성되지 않은 초창기부터 구글에 있었기에 배울 수 있던 점이죠.

또한 유저가 앱을 찾고, 설치하고, 지우고, 다시 돌아와서 찾는 과정에서도 최적의 방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전방위적인 서포트가 들어가는 거죠. 유저가 많다고 개발사가 알아서 찾아온다거나, 콘텐츠가 많으면 유저가 알아서 찾아온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렇지 않아요. 계속해서 더 나은 콘텐츠를 제공해 유저의 만족도를 높이고 개발, 배포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개발사의 만족도를 높여야 합니다.

정: 누군가 플랫폼에 대해서 간단 명료하게 정의 내린 적이 있어요. ‘잘 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 자리만 깐다고 누구나 오고 싶어 하거나 와서 잘 놀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자리를 만들고 관리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준비와 개선을 철저히 해야 하죠.


Q. 구글은 기술적으로도 플랫폼이지만, 그 영향력을 봤을 때 사회적으로도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련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민: 많은 시도를 하고 있어요. 삼성동에 ‘구글 for 스타트업’이라는 스타트업을 위한 장소를 마련했어요. 파트너 개발사분들이 일할 수 있고, 다른 개발사분들과도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입니다. 개발사를 위한 행사도 많이 진행해요. 리멤버 최재호 대표님도 서비스 초창기에 이런 행사를 통해 만났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만났던 개발사가 정말 좋은 서비스로 성장하는 모습을 많이 봤어요. 성장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게 많고, 저희가 도움드릴 수 있는 것도 많아요. 기본적으로 구글이 갖고 있는 리소스를 스타트업과 연결하는 데 많은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창업진흥원과 함께 ‘창구'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선발 기업들 대상으로 비즈니스 컨설팅, 기술 자문 등 사업 운영에 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교육하고 제공해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디게임 페스티벌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언젠가 중소 게임 개발사분을 어쩌다 만나 고충을 들은 적이 있어요. 게임을 열심히 개발해놓고도 이를 홍보할 길이 없는 거예요. 광고비는 너무 비싸고… 어떤 분들은 심지어 사채를 써서 마케팅을 하기도 했죠. 그런 현실을 보고 기획한 프로그램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이에요. 개발사와 유저들이 한 데 모여 게임에 대한 피드백도 주고받고 홍보도 하는 자리였죠. 축제처럼 진행되는데, 이를 계기로 성공한 게임도 적지 않습니다. 한국 지사에서 처음 기획한 프로그램인데 이제는 다양한 나라에서 진행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이 됐죠.

정: 외부 분들은 구글을 어렵게 여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너무 많이 커진 회사여서 ‘우리가 구글과 미팅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저희는 플랫폼 회사고, 파트너 개발사를 도와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기회는 많고, 열려있으니 마음의 너무 멀게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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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조직문화


Q. OKR(Objective & Key Result)로 알려진 구글의 성과 측정 방식이 궁금합니다.


정: 분기별로 목표를 설정합니다. 목표는 측정과 달성이 가능해야 하죠. 꼭 업무와 관련된 목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올해는 건강을 챙기고 싶다’라고 하면 1주일에 두 번 이상 운동하겠다. 몇 kg을 빼겠다 이런 설정을 해도 되고요. 내부적으로 공유하는 엑셀 같은 시트가 있어요. 어떻게 평가하고 진행되는지는 이미 많이 유명해졌죠.

민: OKR이 하나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렸는데, 사실 이런 평가 방식은 어느 회사에나 다른 이름으로 있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어떤 회사에서 평가 측정 방식을 설정하기까지의 과정인 것 같아요.

구글에 처음 들어왔을 때 대부분의 미팅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문을 읽듯이 회사 미션을 말했어요. 구글이 이루려는 전제가 하나 있고 ‘그 아래에서’ 개개인이 어떤 상황이고 단기적으로 무엇을 달성해야 하며 부족한 건 무엇인가, 업무란 그걸 찾아가는 과정인 거죠. 비전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고 역산하고 역산해서 이번 연도, 이번 분기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고 평가하는 것이 구글 OKR의 방식이에요. 저는 그 방식이 맞다고 생각하고요.

정: 최근에 우리 팀원 분들이 분기별로 설정했던 목표를 3년 전 것부터 봤어요. 비즈니스가 성장해오면서 어떤 과정을 거쳤고 어떤 고민을 했는지에 대한 흔적들이 남아있었죠. 평가 과정을 복기함으로써 알게 되는 것도 많더라고요. 지금 그때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고민을 했을지, 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려고 하진 않았을지를 생각하게 되니까요. 앞으로 업무하는 데 있어 길잡이가 되어주죠.


Q. 구글에서는 업무 외 일할 수 있는 리소스를 20% 준다고 들었어요.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시나요.

정: 초창기부터 있었던 제도예요. 실제로는 120% 일을 하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많은데, 그렇지는 않아요. 그게 포인트도 아니고요.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일이 아닌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는 자체가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민: 일단 본인의 업무를 재량껏 조절할 수 있는 분위기예요. 어떤 분들은 매니저와 상의해서 업무일 중 하루를 줄이기도 해요. 20% 프로젝트가 낳은 자산이 많아요. 구글의 혁신 중 많은 것들이 그 프로젝트에서 나온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지메일’이 있죠. 지메일도 구글의 엔지니어들이 남는 시간에 ‘그냥 한 번 해볼까?’ 정도의 생각으로 나온 서비스예요. 최근에 화제 된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스테디아'도 마찬가지고요. 하드웨어팀의 누군가가 ‘토이 프로젝트'라고, 장난삼아 만들기 시작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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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이 20% 프로젝트가 효과가 있다는 걸 알고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만든 ‘Area120’이라는 인큐베이터 프로그램도 있어요. 아예 매니저와 얘기를 해서 본인의 시간 중 100%를 기존의 업무가 아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쏟는 거예요. 작고 엉뚱한 아이디어도 사업화가 될 수 있도록 밀어주는 거죠. 그게 회사에도 더 큰 가치를 가져다주기도 하니까요.


Q. 한국 대기업에 근무해보신 적 있으세요? 업무 환경은 어떻게 다른가요?

정: 한국 대기업과 분위기가 비슷한 일본 회사에서 일한 적 있어요. 거기서는 회의에 들어가면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이 정해져 있었죠. 하지만 구글에서는 미팅에서 자기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나가라는 분위기였어요. 그걸 바꾸기가 되게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요즘은 사회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죠. 저희만 특별하다고 말하긴 어려울 만큼. 그 외에는, 자유가 있죠. 할 일만 다 한다면, 다른 어떤 것도 신경 쓸 필요 없는.

민: 저는 완전 주니어 때, 구글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어떤 미팅에 들어갔어요. 애드센스 관련 업무였는데, 시니어 분들이 어떤 프로젝트에 대해서 실행방안을 짜서 오셨죠. 저는 그걸 실제로 진행해야 하는 실무자였고요. 그런데 아무리 들어도 수긍이 잘 안되는 거예요. 고민이 되더라고요. 여기서 내가 ‘이건 아닌 것 같다'라고 하는 건 주제를 넘는 것 같았거든요. 망설이다가 제 의견을 말씀드렸는데, 곧바로 ‘제가 그 생각을 못 했네요'라면서 수긍하시더라고요. 당시 한국 대기업의 분위기는 지금보다 훨씬 더 경직되어 있었거든요. 놀랐죠.

그런 분위기에서 지내오면서 저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자유롭게 제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되고, 상대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도록 대하는 방법도 알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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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배운 것


Q. 구글에서의 10년 동안 가장 큰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민: 많이 배웠어요. 구글은 플랫폼 회사고, 저는 파트너십을 담당하기 때문에 파트너사분들을 많이 만나거든요. 스타트업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누구도 ‘부자가 돼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일하지 않더라고요. ‘나는 이게 너무 불편해서 고쳐야겠어'라고 하죠. 그냥 하나의 문장일 수 있지만, 대부분 황금기를 올인해서 서비스를 만들고 사람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주는 거잖아요. 한 사람의 열정에서 시작한 서비스가 사람들의 일상에 자리 잡은 모습들을 몇 번이나 목격했어요. 정말 재밌죠. 멋지고요. 그들을 도와 세상에 가치를 더 잘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저희도 노력을 멈출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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