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 처음의 날들
오늘도 어김없이 육아의 하루가 시작되었다.
정신없이 흘러가던 일상도
어느덧 조금씩 익숙해지고,
그 사이로 아주 작은 여유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먹고, 놀고, 자는 패턴이 하나만 어긋나도
하루의 무게는 금세 달라졌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익숙함을 발견하려 애써보았다.
버텨내는 시간이 아니라, 살아내는 시간으로 남기고 싶어서.
나는 나를 잊지 않기 위해
아이가 잠든 틈마다 나의 시간을 꺼내 들었다.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마음의 결을 다듬고,
글을 쓰며 지금의 감정을 천천히 기록해 두었다.
언젠가 지치는 날이 오더라도,
이 시간들이 다시 나를 붙잡아주기를 바라면서.
조금의 여유가 생기자,
새로운 생각들도 고개를 들었다.
영상을 만들어볼까.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개발을 다시 시작해 볼까.
여러 가능성들이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마음이 가볍게 들떴다.
그 순간,
"응애응애"
아기의 울음소리가 조용한 집 안을 채웠다.
상상 속에만 머물던 계획들은 잠시 멈췄지만,
이상하게도 아쉬움보다는 미소가 먼저 떠올랐다.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기뻤다.
아직 나의 모습과 에너지가 남아 있다는 신호 같아서.
그래도 나의 하루에서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은 결국 아이의 곁이다.
나를 지키는 연습을 하면서도,
가장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그렇게, 조용히 균형을 배워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