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 처음의 날들
조리원에서의 시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순간, 우리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다.
육아라는 이름의 낯선 세계가 시작되었다.
태어난 지 하루, 이틀, 그리고 마흔 날이 되기까지.
아이는 믿기지 않을 만큼 빠르게 자라났고, 우리는 그 속도를 따라가느라 숨 고를 틈도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가끔은 너무 힘들어 하나님께 왜 신생아의 시간을 허락하셨는지 묻기도 했다.
작고 여린 존재를 지켜내기 위해 온 마음을 쏟아야 했던 날들.
모유수유를 하는 딸은 입이 짧아 조금씩 자주 먹었고,
낮과 밤의 경계 없이 시간마다 수유를 이어갔다.
낮에는 이모님이나 남편이 아이를 돌봐주었지만,
결국 내 품으로 돌아오는 순간이 반복되었다.
쉬고 있다는 감각조차 흐릿해질 만큼, 하루는 늘 촘촘했다.
그렇게 지나온 40일.
마치 긴 터널을 걸어온 듯했는데,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아이는 어느새 또 한 뼘 자라 있었다.
그 시간 속에서 나 역시 조금 더 단단해져 있었다.
매일 아침, 남편은 아이가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다가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어느 날, 남편이 조용히 말했다.
"우리 딸이 너무 빨리 커서 슬퍼.."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가 맑게 울렸다.
나는 그동안 아이가 빨리 자라주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스스로 잠들 수 있기를, 혼자서도 잘 먹기를, 조금만 더 수월해지기를.
'빨리'라는 단어에 기대어 하루를 견뎌내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남편은 달랐다.
지금 이 순간이 지나가버릴까 봐 아쉬워하는 눈빛이었다.
마치 가장 소중한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은 사람처럼..
돌아보니, 불과 몇 주 사이에 아이의 손과 발은 눈에 띄게 커 있었고,
이제는 눈을 맞추며 미소를 건넨다.
우리는 그 변화를 너무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도,
어쩌면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다른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해 본다.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오래 바라볼 수 있는 시간으로.
아쉬워하지 않기 위해서.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이 하루에 최선을 다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