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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Apr 20. 2018

여름 _ 교토 오하라(大原) 호센인



교토 북부의 한적한 마을 오하라.


오하라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산젠인이었다.


파릇한 이끼들로 가득했던 산젠인을 둘러보고난 뒤


그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호센인이다.


산젠인에서 나와 천천히 걸어 호센인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호센인으로 가는 길


내리쬐는 햇살에 나무 그림자들이 바닥에 일렁였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세상은 온통 연두빛이다.


눈부시게 화사한 여름날의 풍경


눈에 담고 카메라에도 담아본다.






입구에서 800엔의 입장료를 지불하고


호센인 안으로 들어왔다.


인기척이 없어 한없이 고요했다.


내 발걸음 내딛는 소리만 들리던 순간순간.






초여름에 때아닌 단풍이 반가웠다.


빨갛게 물든 가을 교토를 상상해보았다.





신을 벗어두고 조심스레 들어와보니


감탄을 자아내는 액자 정원이 나타났다.


7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곳을 지켜온 노송 한 그루.


그 오른편으로는 대나무 숲이 펼쳐져있다.



네모난 프레임 사이로 보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곳곳에 세워져 있는 나무 지지대들은 하늘로 솟아올라 있는 듯 하다.


바닥에 얽힌 가지가지 그림자들은 거미줄 같은 형상이다.




액자 정원 앞 빨간 카펫 위에 자리잡고


따뜻한 말차를 들이켰다.


쌉싸래한 말차가 어느 때보다 더 향긋하게 느껴졌다.


황홀한 풍경을 앞에 두고 먹어서 그런 것일까?



입장할 때 나누어준 팜플렛에는 영어로 이것저것 적혀있었지만


그냥 아무런 생각 없이 이곳에 잠겨보았다.






일렁이는 그림자들 사이로 걸으며 여름을 느껴본다.


신록으로 물든 세상


나도 이 초록빛에 물들어가는 듯 했다.


계절을 느끼며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감사한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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