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안시 여행에서 담은 사진들
여행지에서 비를 만난다는 건 참 슬픈일이었다.
때때로 맞이하는 비오는 날이야
나름의 감상에 빠질 수 있어서 좋지만
이번이 내 평생에 한 번 일수도 있는
여행지에서의 하루라면
따스한 햇살이 반겨주는 푸른 날이 더 좋다.
안시로 가기 전날
나는 리옹에 있었다.
리옹에서의 하루,
세상은 온통 희뿌옇고 비로 가득 차있었다.
우산으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그런 비가 세차게 쏟아지는 거리에서
캐리어를 질질 끌며 걸어다니며 갖은 고생을 했다.
비오는 날이 있기에
눈부시게 푸른 날의 소중함을
비로소 가슴 깊이 이해하게 되는 걸까?
감사하게도 비가 억수로 쏟아진 다음 날은
기가막히게 날이 좋다.
어제의 고생도 시간이 지나니 추억으로 남고,
결국 좋은 날이 되었다.
사랑스러운 안시의 오후,
푸른 하늘과 세상을 환하게 비춰주는 햇살 덕분에
더욱 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았다.
나무 줄기 줄기마다 걸린 이파리들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어 바닥에 일렁였다.
맑은 안시 호수 위에는
땅 위에 솟아있는 모든 것들이 비쳤다.
햇살이 닿은 물 언저리에는 반짝반짝 빛이 났고,
아무런 번잡함 없이 고요했다.
다시금 찾게 된다면,
또 다시 푸른 날이 날 반겨줄까?
아마도 그 때는 비가와도 즐거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