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한
걸어다니기만 해도 기분이 좋은 그런 가을날
강화도에 있는 해든뮤지엄을 찾아갔다.
추석 전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었다.
주차장에는 우리 차 외에 2대 정도?
이 자동차들은 아마도 뮤지엄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차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들어가는 입구
좌우로 콘크리트 벽이 크게 나있고
정면에 큰 거울이 있다.
거울에 걷고있는 사람과 공간이 한눈에 비치고
꽉 막힌 벽 끝에는 하늘이 나있었다.
마치 다른 세상으로 가는 듯 신비로운 기분이 들었다.
이 뮤지엄에 오게 된 이유는
뮤지엄 건물이 아름다워 궁금해서이기도 했고
내가 좋아라하는 샤갈 전시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었다.
내부는 촬영 금지라서 사진은 없지만
샤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만한 전시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요 작품.
거대한 부케 안에 서로를 감싼 연인과
창밖의 달, 살짝 열린 창
색조 때문에 자칫 차가워 보일 수 있으나
따뜻함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몽환적이고 신비롭고 사랑이 느껴지던 작품...
아쉬운 점은 나 빼고 샤갈을 모르는 사람들이 전부였는데
그림 제목은 거의 다 원제 그대로인 불어로 적혀있고
작품에 대한 설명이나 화가에 대한 이야기들이 부족했다는 것.
그런데 이곳은 전시를 떠나서
건축물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워 둘러보기 좋았다.
거울 정원이라고 불리는 곳
벽면 한쪽이 모두 거울로 마감되어 있었다.
우리가 보는 세상 옆으로
거울 속 또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거울 정원을 빠져나오면
푸릇푸릇한 잔디가 깔린 정원이 나타난다.
잔디 위에 기괴한 토르소 하나가 놓여 있었다.
앞에서는 보이지 않던 얼굴.
조각상 뒤에 서면
팔 밑에 놓인 얼굴은 조각이 보인다.
정원을 두르고 있는 콘크리트 벽에는
자그마한 잎파리를 가진 담쟁이들이 뻗어있었다.
추워지는 날씨에 울긋불긋 물들었다.
콘크리트 벽 너머는 황금빛 논이 펼쳐져 있었다.
맑은 하늘을 자주 볼 수 있어 가을날이 참 좋다.
근데 날이 갈수록 가을이 짧아지는 것 같다.
눈 깜짝할 사이에 가을은 지나가고
겨울이 와있다.
옥상 정원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길
콘크리트 벽과 하늘
그리고 거울을 바라보는 내가 거울에 비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