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얼마 전에 만개했던 벚나무들은 이제 저물고 이파리들이 올라오고 있다. 회사 옆 공원에는 꽃잔디가 피었고 라일락 꽃냄새가 곳곳에서 풍겨온다. 하얀 조팝나무 꽃도 가득 피었고 곧 여름이 오면 장미도 필 것이다.
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그 앞으로는 넓은 공터가 있었다. 훵하니 잡초만 무성한 부지였는데 지금은 봄 기운 넘치는 유채꽃들로 빽빽하다. 소식 듣고 점심시간에 달려가본 유채꽃밭은 너무 아름다웠다.
진한 파란색에 흰 물감을 탄 듯한 하늘빛이었다. 그 하늘에 몽실몽실 손에 잡힐 것만 같은 흰 구름이 둥둥 떠있었다. 이리도 맑은 하늘 아래 펼쳐진 노란 물결은 내 두 눈에 한번에 담기지 않을 정도로 넓었다.
어쩜 이리도 많이 피었는지! 곳곳에서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꿀벌 녀석들도 신이 났나보다. 보통 유채꽃 축제를 가면 꽃밭 사이사이로 길이 나있었는데 이곳은 그렇지 않다. 길이 따로 없으니 끝없이 펼쳐진 꽃밭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길이 나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사이사이에 난 길을 걸으며 가까이서 꽃들을 관찰하고 사진도 찍으면 좋을테니깐. 그런데 길이 없으니 이렇게 멋있는 유채꽃밭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이리저리 사람 손과 발에 상하지 않아 더 아름다웠다.
가스공사 맞은편에는 길이 하나 나있는데 이곳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이 많았다. 누군가 돌하르방 하나만 가져가놔도 이곳이 제주도인지 대구인지 누가 알랴? 사실 제주도에서 평생 봐왔던 것보다 더 넓고 장대한 꽃밭이었다.
유채꽃 축제장처럼 이런저런 조형물 하나 없고 길도 나있지 않지만 이곳은 무심해서 더 아름답다. 태양은 강렬하게 내리쬐고 몸에서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노란 유채꽃은 햇살을 받아 더 노랗게 빛났다. 매년 봄마다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으려나? 그럼 회사다닐 맛이 좀 더 날 것 같은데 말이다.
유채꽃은 작렬하는 태양처럼 피어오르고 봄은 더 진해진다. 하루하루 점심 때마다 산책하며 유채꽃을 보고 힐링하며 오후시간을 버틴다. 시간이 지나면 유채꽃도 안녕이겠지? 이렇게 좋은 날들을 내버려두고 빌딩 안에서 컴퓨터나 두들기고 있으니 너무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