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길 옆으로 보랏빛 붓꽃이 피어 있었다. 뾰족하게 솟은 봉오리들이 가득했는데 곧 있으면 만개해서 더 아름다울 것 같았다.
멀리 푸르른 나무들 사이로 쭉 뻗은 철길이 보였다. 왠지 저 안으로 걸어 들어가야만 할 것만 같았다.
푸르른 나무 그늘 밑 철길을 따라 걸었다. 얼룩덜룩한 그림자들이 몸에 닿았다. 그늘이 시원하게 느껴지는 것을 보니 여름이 성큼 다가왔나 보다.
서도역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기차역이었다. 신 서도역이 만들어지면서 폐역이 되어 철거될 뻔 했다가 남원시가 매입하여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라서 곳곳에 소설 속 구절이 담긴 표지판에 서있었다. 근처에 혼불 문학관이 있으니 같이 찾아가보면 좋을 것 같다.
서도역은 출사지로 유명한가보다. 커다란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많았다. 철길이나 기차역 앞에서 사진을 찍으니 꽤 근사했다.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로도 많이 쓰였다고 하니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역이다.
불과 일주일 전 즈음에는 이곳에 연보라빛 등나무꽃들이 한창이었다. 그 풍경을 보지 못한 것이 참 아쉽더라.
푸릇한 철길을 살랑살랑 걸으며 사진을 찍다가 여기저기 핀 꽃들도 구경하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이곳은 단풍 물드는 가을에도 좋을 것 같고 눈 소복히 쌓인 겨울에도 좋을 것 같고 벚꽃 휘날리는 봄에도 좋을 것 같다. 아무래도 서도역에 자주 찾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