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언젠가 한 번은 꼭 찾아가야지 했었는데 드디어 오게 되었다. 남원하면 떠오르는 것은 춘향전과 추어탕이다. 먼저 춘향전를 떠올리며 성춘향과 이몽룡이 처음 만났다는 광한루를 찾아왔다.
날씨 좋아 기분이 좋던 하루! 과연 광한루는 어떤 모습일까 두근두근했다. 입구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광한루원 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먼저 커다란 연못과 버드나무가 우릴 반겨주었다. 연못 위에 놓인 다리를 건너니 광한루가 보였다.
연못 위에는 하얗게 꽃눈이 내려 앉았다. 무언가 하니 버드나무 꽃가루다. 눈 앞을 날아다니고 걸은걸음 발에 치이고 엄청난 양이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고 있는 나는 멀쩡했다. 몸이 불편하지 않으니 꽃가루가 꼭 눈같이 느껴져서 좋았다.
연못 위로 기다란 돌다리가 하나 있다. 1461년 세조 7년 남원부사 장의국이라는 사람이 은하수를 상징하는 커다란 연못과 견우와 직녀의 사랑이 담긴 오작교를 만들었다. '오작교'라는 이름에 약간 의아했는데 그 당시에도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전설처럼 내려오는 사랑 이야기였나보다. 이곳은 반영이 아름다워 사진 찍기에 좋았다.
넘실거리는 꽃가루들은 꼭 흩날리는 눈 같았다. 천덕꾸러기 같은 꽃가루들이 이날은 참 예뻐 보였다.
활짝 피어난 노란 붓꽃들, 서도역에서는 파란 붓꽃이 피어있었는데 여기서도 또 보게 되었다. 이제 벚꽃도 가고 유채꽃도 가고 붓꽃의 계절이 왔나보다.
우리가 점심을 해결하러 간 곳은 광한루 근처 '부부식당'이라는 곳이다. 인심 좋은 주인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운영하고 계신다. 우리는 파전 하나랑 추어탕, 돼지 주물럭 그리고 찹살 동동주를 시켰다.
밥 한 공기 가득 추어탕에 말았다. 진한 국물에 부드러운 시래기가 가득 들어있었다. 갓 부쳐낸 파전이랑 찹살 동동주는 찰떡궁합! 돼지 주물럭까지 골고루 맛난 음식들을 한자리에서 먹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밥 모자르면 더 주시겠다며 친근하게 다가와 남원의 볼거리들을 이야기해주시고 많이 먹으라며 웃음 지으시던 인심 좋은 할머니가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