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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NA Feb 23. 2021

튈르리 정원과 콩코르드 광장

오르셰 미술관 가는 길에

튈르리 정원 안에 있는 오랑주리 미술관으로 가는 길에 '아틀리에 코롱(Atelier Cologne)'이라는 향수 가게에 들렀다. 향수를 구입하면 가죽 케이스에 이름을 새겨 주어서 신기했다. 나는 직원 추천을 받아 우드 계열의 상탈 카르망(Santal Carmin)을 샀다. 여행 내내 풍기는 향이 아주 좋았다. 자줏빛 가죽을 골라 선물할 사람의 이름을 새기고 들뜬 마음으로 가게를 나섰다.





오랑주리 미술관 쪽으로 걷는 중 입장료가 얼마인지 알아 보려고 인터넷으로 오랑주리 미술관 사이트를 접속했는데 아뿔사! 하필 이 날 오랑주리 미술관은 휴관이었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튈르리 정원이나 둘러보며 잠깐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튈르리 정원 초입에 서면 멀리 넓은 광장 하나가 보인다. 광장 중앙에 루이 15세 기마상이 있어서 '루이 15세 광장'이라 불렸다. 파리에 혁명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을 때 루이 15세의 기마상은 파괴 되었다. 그리고 이 광장에서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아네트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렸다. 훗날 공포정치가 끝나자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이 광장을 콩코르드(Concorde, 화합)라고 부르게 되었다.





튈트리 정원 안으로 들어섰다. 정원 규모가 엄청나서 아무 생각 없이 돌아다니다가 지쳐 버렸다. 커다란 연못 근처에 의자가 놓여져 있어서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일기장을 꺼내 글을 끄적이며 휴식을 취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일기장을 접어 가방에 넣어 두고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오랑주리 미술관이 휴관이니 다른 미술관에 가보기로 마음 먹었다. 튈르리 정원 근처에 루브르와 오르셰 미술관이 있었다. 내 취향을 고려하자면 오르셰 미술관의 작품들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리하여 센 강을 가로 지르는 다리를 건너 오르셰 미술관으로 향했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푸르른 센 강을 바라보니 기분이 상쾌했다. 강 위로는 쉴새없이 배들이 지나다녔다.





다리 난간에 매달린 수많은 자물쇠들을 보면서 어딜가나 사람 사는 곳는 다 똑같구나 싶었다. 서울 남산타워 꼭대기에서 보았던 자물쇠들이 떠올랐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랑을 속삭이고 영원함을 맹세하며 자물쇠를 걸었겠지? 그런 생각과 함께 지금 여기 홀로 서있는 내 모습이 떠올라 조금 울적해졌다. 에잇, 오르셰 미술관으로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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