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ONA Jul 31. 2017

푸릇푸릇한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화사한 도쿄의 봄, 아름다운 공원을 만나다.


지난 여행을 되돌아 보면 늘상 있는 일 중 하나는


목적지를 향해 걷다가 중간에 엉뚱한 곳으로 새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정작 원래 가려고 했던 곳에는 못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허허, 그렇게 다음에 또 이곳에 와야한다는 명분이 만들어 지고 자유로운 여행에 맛을 들여간다.




이번에도 그랬다.


장어덮밥으로 흡족하게 배를 채우고 난 뒤 긴자역에서 히가시교엔 방향으로 걸었다.


목적지가 히가시교엔이면 바로 곧장 그 곳으로 가면 될 것을 여기저기 거리 구경을 하느라고 뱅뱅,


덕분에 한참을 걸었던 것 같다.



이러다가는 못 갈듯 싶어서 구글 지도를 따라 공원이 몰려있는 녹지지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와중에 어느 공원에 다다르게 되었는데 안내판을 보니 'HIBIYA PARK'라고 적혀있었다.




공원 안으로 들어서니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무슨 행사를 하긴 하는 듯 싶었는데 일어를 모르니 도통 알 수가 없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길래 한적한 공원 안쪽으로 깊이 들어갔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서니 온 세상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여태 봐왔던 도시도시한 도쿄가 아니었다.



그리고 무척 아름다웠던 양귀비 꽃밭!


붉디 붉은 꽃잎들이 한가득 피어나 햇살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히비야 공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이름모를 아름드리 고목이 서있던 어느 레스토랑 부근이다.


동화 속 나라에 와있는 것 같던 푸릇푸릇한 세상!


비현실적이게 큰 나무와 가지가지마다 솟아나 있는 푸른 잎사귀들.




햇살이 따스하게 잎사귀들을 비추니


나무 아래 바닥으로 물결치듯 그림자가 일렁였다.



혹여 다른 날이었다면 아무런 감흥이 없었을 수도 있었을테다.


하지만 따사로운 햇살이 모든 풍경을 아름답고 신비롭게 바꾸어


내게 잊지 못할 도쿄를 만들어 주었다.



커다란 고목 뒷편에는 레스토랑이 하나 있었다.


유리 창문 너머 이런 풍경을 옆에 두고 식사하면 기분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줄이 없었다면 바로 들어가보았을텐데, 아쉽게도 다음 도쿄 여행을 기약해야겠다.


보랏빛 등나무 꽃



조그만 못



공원을 벗어나면 바로 도시도시해지는 풍경


처음 들어섰을 때만해도 잠시 스쳐갈 줄만 알았던 히비야 공원.


우연한 만남에 아주 좋은 기억을 가져간다.






단풍지는 가을에 이곳에 오면 형형색색으로 공원이 물들어 있어서 참 아름다울 것 같다.


히비야 공원에서의 시간들이 너무 좋았기에 히가시교엔은 잊혀지고 또 다시 정처없이 걷기 시작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쿄 긴자역 어느 장어덮밥 식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