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난 요즘 엘리베이터가 무서워.
불안장애가 생기고 나서 엘리베이터에 한 3~40분 정도 갇히는 일이 생겼었는데.
어린아이들 몇 명이 너무 해맑게 타고 있어서,
그때는 그 아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엘리베이터 구석에서 쓰러지지 않도록 남편을 필사적으로 잡고 기대어 서 있었지.
그때 알았어. 고장 나 멈춘 엘리베이터보다,
고장 났는데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훨씬 무섭다는 것을.
그 이후로 한동안 힘들었지만 집이 17층이었기에 조금씩 극복되어 갔어.
이젠 벌써 몇 년 전이라 잘 생각도 안나는 일이 되었지.
그런데 요즘 들어서 갑자기 공항발작이 오기도 하고, 불안한 증상들이 생겼어.
난 잘 지내고 있는데...라는 나 스스로의 거짓말에 또 속고 있는걸까?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한동안 안 들렸던 이명소리가 들렸어.
엘리베이터에서 나는 소리인가 보다 했는데. 엘리베이터만 타면 거의 이명이 들리는거야.
지금 우리 집은 34층이야.
엘리베이터가 빠른 편이라 사람이 없을 땐 좀 낫지만 층마다 사람이 탈 때는 식은땀이 나기도 해.
폐소공포까지 오진 않겠지....
정말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
아니야, 아닐 거야 ...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