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슬기로운 퇴직생활

by 붙박이별

남편이 희망퇴직 후. 거의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퇴직 이후, 우리가 젤 처음 한 것은 제주도 여행이다. 일주일 정도 제주도에 다녀왔는데,

우리 집 강아지 렌도 함께였다.

힘들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지만. 제주도 여행기는 다음에.

그리고 두 번째 대형 프로젝트. 코골이해결.

남편은 코골이로 인한 수면부족이 심했다.

십여 년 전부터 양압기를 쓰고 있었지만,

자도 자도 피곤해서 코 수술을 알아보려고 갔다.

수면 검사 결과 불행인지 다행인지 남편은 수술은 너무 큰 수술이고 해도 효과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국 우리는 양압기를 바꿔서 센터에서 관리받으며 써보기로 했다.


세 번째, 남편 모심기.

옛날 옛적부터 동안이란 소리를 들어오던 남편은 머리카락이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한 후부터 자신의 나이보다 높은 숫자의 나이 예측에 상처받았다.

그래서 퇴직 후 모발이식을 하려고 계획했다.

상담 후, 절개와 비절개를 섞어서 수술하자고 얘기됐다.

그리고 한참 기다린 결과- 시간으론 그리 한참이 아닌데, 남편이 모심기 이후의 자기 모습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커서 그 기대를 꾹꾹 누르느라 시간이 긴 것 같이 느껴졌다.- 어제 남편은 장작 6시간의 모심기를 마쳤다.

다행히도 나는 지금까지 남편의 수술은 본 적이 없으므로 괜히 수술이란 말에 심란해졌다.

병원에 다녀온 지 7시간 후.

머리에 붕대를 감고 파아란 수술환자 모자를 쓰고 남편이 돌아왔다.

생각보다 낯선 모습에 이상했고, 아무렇지 않아 하는 남편과 피딱지가 앉은 머리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이식한 머리는 3개월 되면 빠지고, 다시 그 모공에서 나오는 머리카락이 진짜 머리카락이 된단다.

적어도 6개월은 지나야 모심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몇 개월 후, 나보다 더 젊어 보이더라도 남편의 모심기가 성공적이길 바란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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