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할 수 없지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엄마,
나는 궁금 해졌어요.
내가 처음 암진단을 받았을 때,
내 막막함 보다 엄마의 떨리는 손이 먼저 보인 이유가요.
내가 암이 전이되었을 때,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보다
엄마에게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를 먼저 걱정하게 되는 이유가요.
내가 수술을 하고 나왔을 때,
남편에게는 아프다고 하면서도,
엄마 앞에서는 아픔을 꾹 참으며 괜찮으려 애쓴 이유가요.
내가 몸이 아프거나,
매달 병원에서 주사를 맞고 와서 속이 좋지 않을 때,
걱정하는 엄마에게 미안해진 이유가요.
엄마에게 우리 부부의 우울증을 결코 말할 수 없는 이유가요.
엄마가 집에 오실 때마다 심장이 두근거려,
정신과 처방약을 삼켜야 하는 이유가요.
엄마,
나는 지금 작은 것에도 예민하고,
몸의 통증과 마음의 통증을
약이 있어야 다스릴 수 있고,
자꾸만 과거를 곱씹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왜 자꾸 그 속에 엄마에 대한 원망이 섞여있는 걸까요.
엄마는 나를 사랑하고,
날 위해 희생하고,
날 위해 기도하고,
날 위해 걱정하는 사람인데.
나는 무엇이 그리도 불만인 걸까요.
아마도 엄마에게
평생 말로 할 수 없겠지만,
나 스스로를 위해서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생겨버렸어요.
이런 말을 생각하는 것조차
너무 나쁜 딸인 것 같은 죄책감이 심하게 들어요.
하지만 엄마,
이번에는 모른척하고 그냥 뱉어내 볼래요.
그렇게 해 볼래요.
나를 위해서요.
나만 위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