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직은.. 미안해요.

by 붙박이별

엄마,

지금은 새벽 네시예요.

이것저것 하다가 수면제를 아직 못 먹었거든요.

방금 수면제를 먹고 방안에 멍하니 앉아

잠이 와주길 기다리면서 야경을 보고 있어요.


엄마,

지금까지 엄마에게 직접 불만을 말하지 못하고

이렇게 여러 사람이 볼 수 있게 글로 남기는 내가.

엄마는 괘씸하실까요?


엄마. 나도 마음이 편치 않아요. 근데 처음 글 쓸 때 말했잖아요. 나만을 위해서 쓰려고 한다고요. 그래서 여기선 좀 나쁜 딸이 되어 볼게요.


저에게도 사정이 있어요. 우리 집에서 착한 역할을 할 아이는 나밖에 없었어요. 저는 엄마한테 착한 아이가 되고 싶었어요.

아빠도, 언니도 엄마를 속썩인다고 생각하던 그때, 그래도 엄마 편은 나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엄마의 자랑이 되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저도 견디기 어려웠던 어느 날,

엄마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잘못을 혼나고 있었을 때, 엄마가 나에게 이렇게 물었어요.

"도대체 얘기를 왜 안 해! 왜 말을 안 해!!!"

그때 나는 엄마한테 말했죠.

" 전... 엄마가... 무서워요..."


엄마는 꽤 충격을 받으신 표정이었죠.

그때 엄마의 그 표정을 본 이후로, 난 엄마 앞에서 그런 말들을 하지 않겠다. 마음먹었어요.

그 뒤로는 솔직한 마음도, 마음속의 말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저 변명일까요?


엄마는 상처를 잘 받는 사람이죠.

난 엄마에게 상처를 주기 싫었어요.

난 엄마랑 싸웠다는 친구들을 보면 너무 신기했어요. 어떻게 엄마랑 싸울 수 있지?

그리고 부럽기도 했어요. 엄마랑 투닥거리는 모습들이요. 그게 엄마 탓만은 아니겠죠..


어쩌면 모녀가 살아가고, 사랑하는 방법은 각자가 다르겠죠. 하지만 난 잘 모르겠어요. 엄마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방법을.

그냥 딸의 역할을 해나갈 뿐인 것 같아요.


언젠가... 내 속에 쌓인 것들을 뱉어 내 버리고,

내 속이 좀 더 아름다워진다면 엄마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까요.

지금은 이렇게 원망만 늘어놓는 못난 딸이지만, 곧 그런 날이 오길 바라요.


엄마... 엄마.

언젠가 이렇게 탓하는 말 말고, 사랑 가득한 말들을 엄마에게 하고 싶어요.

정말 간절히 바라요.

그때가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엄마... 아직은...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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