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으로 얻는 것?

by 리온

1

망고를 썰다가 손가락을 베었다. 응급실에 갔더니 상처가 보기보다 깊어서 꿰매어야 한다고 한다. 각종 처치를 받고 약처방을 받아 계산을 하니 30만 원 정도가 나온다. 예상치 않은 지출에 이번 달 월급도 통장을 스치듯 빠져나갈 것이 뻔하다. 아무리 그래도 30만 원은 좀 비싼 것 같기는 하다. 바가지 쓴 것 같다.


2

갑자기 오른쪽 발이 아파서 걸을 수가 없다. 최대한 절뚝거리지 않고 걸으려니 발에 무리가 간다. 바 밖에서 바라보는 손님들의 시선이 신경 쓰인다. 병원에선 족저근막염이라고 한다. 진통제를 받아오긴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쉬어야 한다고 한다. 일을 해야 돈을 버니 쉬는 것도 쉽지 않다. 급한 마음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맞았다. 11만 원이 카드 명세표에 찍힌다. 몇 번을 더 가야 괜찮아질지는 알 수 없다.


3

내 이야기가 아니다. 함께 일하는 젊은 친구들의 사연이다. 카페에서 일을 하다 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난다. 아무리 숙련자라고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사고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꼭 사고가 아니라 하더라도 반복적인 몸의 사용은 무리가 가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 그래서 바리스타들은 손목, 어깨, 허리 등의 부위에 통증을 달고 산다. 직업병이니 어쩔 수 없다는 걸 안다. 하지만 힘들게 일해서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상한 몸을 치료한다. 결국 손에 남는 건 별로 없다. 아이러니한 현실이다.


젊은 시절에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하지만, 한 번 상한 몸은 평생의 짐이 되기도 한다. 젊음을 바친 대가로 얻는 것은 무엇일까? 돈도 아니고, 건강도 아니다. 그럼 경험일까? 그 경험은 기나긴 삶을 생각했을 때 과연 얼마나 가치 있는 경험으로 남을까?


타인의 인생의 가치를 내 기준으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요즘 젊은 친구들의 삶은 내 젊은 시절의 그것보다 더 팍팍하다고 느껴진다. 아니다. 내가 남 걱정할 처지냐. 나부터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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