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는 유난히 마음이 가는 사람이다. 그가 처음 입사했을 때 내가 그의 멘토이기도 했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서 잘 챙겨줬다. 커피를 처음 접하는 친구였기에 내가 커피에 대해 공부하고 배운 것을 다 나눠주고 싶었다. 그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웠다. 최근에는 라떼 아트 연습을 열심히 하더니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은 모양이다.
실력 있는 바리스타의 요건이 몇 가지 있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맛있는 커피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그 기준을 세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양한 커피를 마셔보는 것이다. 특히 맛있는 커피를 마셔봐야 한다. 한 가지 커피에만 익숙해진다면 그 커피가 기준이 된다. 맛없는 커피도 계속 마시면 그 커피 맛이 기준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일하는 카페의 커피가 맛있다 하더라도 다양한 커피를 마셔봐야 한다. 커피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질수록 자신만의 기준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에 H에게 카페 몇 군데를 알려줬다. 흔히 말하는, 힙한 카페, 현재 한국의 커피 트렌드를 이끄는 카페들이었다. 나 역시 직접 가서 마셔보고 감탄했던 곳이었다. 왜 대한민국 커피 씬에서 회자되고 있는지 마셔보면 알 수 있었다. 내가 했던 경험을 H도 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H가 열심히 검색을 해보더니 한 마디를 툭 던진다.
“xx보다 라떼 아트를 못하네.”
응? 이건 무슨 상황이지? 여기서 xx는 H에게 라떼 아트를 가르쳐준 동료다. 커피를 직접 맛보지도 않고 라떼아트만을 가지고 커피를 평가한다고? 살짝 실망스러웠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H가 직접 찾아가서 마셔보든, 겉으로만 판단하든 그건 그 사람의 몫이었다.
라떼 아트 중요하다.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화려한 그림일 테니까. 그러나 라떼에서 아트보다 중요한 것은 에스프레소 추출과 적절한 스팀이다. 그 두 가지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맛있는 커피를 제공할 수 없다. 일부 바리스타 챔피언들은 복잡할 라떼 아트는 라떼 맛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하트면 족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맛있는 커피는 기본이 중요하다.
라떼 아트는 기본 위에 올려야 더 빛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