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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길이 Aug 16. 2017

[Replaylist #0] 각자의 리플레이리스트

결국,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리플레이리스트는 필자와 현재 스웨덴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jinbread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어마무시한 음악 평론도 없고, 트렌드를 따라가는 힙함도 없습니다. 지극히 사적이고 간단한 감상과 함께 사람들이 들었으면 하는 우리의 취향의 음악들이 있을 뿐이죠. 우리의 취향으로 말미암아 누군가가 '미처 알지 못했던, 혹은 스쳐 들었던 노래'들을 만났으면 하는 마음. 나아가 우리들도 남들의 사적인 노래들을 소개받아 감동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느리게 꾸준히 하려 합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나날이 음악들을 소개하고, 브런치를 통해서는 격월간 정리된 즐기는 방식들에 대한 글을 쓰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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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 결국, 우리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기 마련이다. 


“음악 좋아하세요?”


 이런 질문을 했을때, 단 한번도 “아니오.싫어합니다.”라는 대답을 받은 적이 없었다. 취향이 뚜렷하지 않을지언정 저마다의 ‘베스트쏭’은 누구에게나 존재했다. 그리고 ‘베스트쏭’을 좋아하는 이유는 모두 다 달랐다.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라는 것은 너무나 사적이며, 타인이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공감할 수 없는 지점이다. 

 이를테면 예매한 영화를 놓쳐 비통한 마음으로 본 다른 영화 속 음악 소리가 불현듯 뇌리에 꽂혔을 때. 그 우연성과 엉뚱한 곳에서 보물을 찾았을 때의 기묘한 쾌감을 다른 사람이 그대로 느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사실 영화, 책, 미술 같은 것들도 마찬가지지만 굳이 음악을 들먹이며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는, 음악 그 자체에 대해 “왜 그 음악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그 노래를 왜 좋아해요?”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어떤 음악을 들어왔으며 나의 음악 편력은 이렇게 되며 나의 취향은 이러이러하다.’식의 답변이 아니라 ‘그 노래’ 하나에 대해서 남들에게 하나씩 짚어주며 설명하기란 너무나 지난한 일이다. 


 음악은 일종의 감각에 가깝다. 우리가 머리로 인식하기 전에 먼저 나의 어딘가를 건드려 버린다. 마치 외계에서 갑자기 툭 튀어나와 지구에 불시착한 비행물체처럼. 그 비행물체는 지구의 논리로 해석되지 않는 것처럼, 이미 내 마음 속 어딘가에 불시착한 음악 또한 이해영역 바깥에 존재한다. 그 것들은 우리가 말로서 표현하기도 전에 이미 나의 감각 속에 자리잡는다. 결국 우리가 말로서 표현할 수 있는 건 그 것들이 들어올 때 일으킨 충격에 대한 묘사 정도일 것이다. 


 그렇기에 각자가 일상의 말로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그 감각. 그 감각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는 결국 맥락으로서 이야기 되어야 한다. 그 맥락이라는 것은 결국 내가 그 노래를 들은 순간에 대한 이야기. 결국 그 때의 나의 이야기. 어떻게 보면 음악이라는 매개로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려 한다. 그리고 나아가 남들의 음악과 그들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결국 저마다가 음악을 즐기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 결국 저마다의 이야기. 나를 스쳐간 순간들의 음악들. 그리고 그 순간들의 나에 대한 이야기. 


다시 돌려보는 우리들만의 플레이리스트. 리플레이리스트 replaylist.


*각자의 리플레이리스트에 대한 사연 및 노래도 받습니다. replaylist.kr@gmail.com 및 페이스북 메시지로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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