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멘탈이 무너졌을때 읽으면 좋은 책 -

by Honkoni

요새 내 멘탈이 좀 그랬다. 뭐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그만그만한 조증과 울증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 심각했다.

1. 엄마와 싸우고 제주도로 내려오는 바람에 가족과도 서먹해 졌고, 친구와도 멀어졌다.

2. 백수로 있으면서 글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또 생계를 위하여 하고 싶지 않은 회사 생활을 시작하면서 회사에서는 털털한 척 웃고, 퇴근 길에는 입을 닫으면서 감정의 갭이 커졌다.

3. 스무살때는 희망적으로 미래를 바라보았고, 이십대 후반부터 현실적으로 미래를 그렸다면 지금은 많이 절망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그러던 와중에 만난 보노보노 이야기...사실 애니로 접할때는 큰 감흥도 없었다.

혼자 놀기 좋아하는 보노보노도, 참기만 하는 보노보노의 아빠도, 남 괴롭히는게 장기인 너부리도, 포로리도 나에게 그 어떤 위로가 되진 않았었다.

그러다가 김신회 작가가 풀어낸 보노보노의 이야기를 글로 접하면서 마음이 계속 먹먹해 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옥같은 글 중에서 313페이지를 읽고 엉엉 울었다.


"살아가는 건 점점 망가지는 일이야. 아무도 그걸 막지 못해. 그래서 우리는 새로운 걸 만들 수 밖에 없어. 하긴 새로운건 다 쓸데없는 것들이지. 하지만 쓸데없는 것 때문에 불행해진다면 그 불행 역시 쓸데없는 거라는 걸 난 알아. 그렇다면 그게 또 행복이겠지. 그래서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살아가는 건 망가지는 일이라는 말에 위안 받은 사람이 나 말고 또 있을까.

살아가는 건 끊임없이 좋은걸 창조해 내야 하고,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하고, 어릴때는 성숙하지 못했다라도 나이가 들면서 계속 쳘들어야 하고, 어릴때는 이해 안됐던 감정까지 내 나이쯤 먹으면 성인군자 처럼 이해 되야 하고... 여태까지 그런줄만 알았다.

그러나 상처는 그대로 쌓였고 나는 고약한 어른이 된 것만 같아서 스스로 너무 실망했는데 심오한 이야기를 툭툭 내던지며 "괜찮아. 너가 정상이야" 라고 말해주는 보노보노에게 너무 큰 위로를 받았다.

또 만화의 주옥같은 문장을 발견해 가며 경험을 풀어내서 함께 공감을 이끌어 내는 김신회 작가님이야 뭐 더 말할 것도 없다.

보노보노처럼 살아야겠다. 툭툭 천천히 걸어면서 길가의 돌부리 걷어차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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