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답답한 얘기들
회사가 한창 바쁘다.
11월 말에 홈페이지가 버전 2.0 버전으로 새롭게 바뀌고, 아직은 아니지만 앱 개발에도 한창이고, 고캄비오 회사 빵~ 터지기 직전 폭풍 속의 전야다. 어제 매니징 디렉터는 2015 business summit 발표자로 선정되어서 현재 골웨이에서 발표 중이고 (실시간 사진이 회사 채팅창에 떴다)
어제 주간 미팅 시간을 가졌는데, 브랜드 홍보대사에서부터 내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 사업 확장 얘기 까지 나오면서 (뭐 모든 이런 것들도 사업이 빵 터졌을 때의 얘기고, 아직까지는 계속 hopefully, but who knows? 단계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열심히 일하고, 이런저런 아이디어 회의, 각 시장 마케팅 조사 및 왜 스페인에서는 Gocambio 가 이렇게 빵 터졌는지 등등 얘기하고 웃고 떠들고 뭐 이런 즐거운 나날의 계속......
그렇지만 웬만해서는 퇴근 이후나 주말 파티 등은 죄다 거절하고 있다. 처음에는 나 혼자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 체력이 달려서 그런가 이런 생각을 했다가 요새 들어서 느낀 건, 내가 한국에서 너무 데었구나 하는 깨달음?
나는, 그러니까, 퇴근 이후에 회식에 학을 뗀 사람이다.
체질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 건 아니지만 상사가 오늘 영업부랑 술자리 필참이다! 이런 이메일을 보내오면 가야 했다. 나는 인사부, 그리고 내 상사도 여자. 결혼한 여자. 남녀차별 발언 따위 하고 싶지 않지만 무슨 결혼하고 애 있는 여자들이 그렇게 자정 넘어서까지 술을 마셔대고, 아니 마시고 싶으면 본인들만 마시든가 나 같은 대리, 과장 나부랭이들이 끝까지 그 자리에 있어야 하고, 원샷을 해야 하고, (어떤 미친 X는 화장실 가겠다고 했더니 화장실 가고 싶으면 잔 비우고 가란다) 왜 나의 소중한 간을 내가 사랑하는 내 지인들이 아닌 회사 사람들에게 갖다 바쳐야 하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갔다.
이렇게 새벽같이 출근해서 일에 시달리고, 성격 다 받아주고, 회식하고, 매달 24일 그래도 월급에 감사하면서 청년실업이 심각하다던데 그래도 감사하다 이렇게 노예가 되기 싫었다.
그래서 외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가장 먼저 머리에 떠올렸던 건 부모님 나이? 뭐 내가 너무 예민한걸 수도 있으나 둘 다 예순이 넘었고, 내가 외국으로 나가 있을 때 집에 무슨 안 좋은 일이 터지면 안되니까.
그리고 돌아갈 날이 한 달 반 정도 남은 지금 부모님을 생각하면 좀 가슴이 턱~ 막힌다.
부모님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 책임감 때문에.
돈이 조금 있든 없든 그냥 하루하루 행복하게 살아가는 가족이었음 좋겠는데 우리 아빠는 너무 궁상맞고, 답답한 사람.
가끔 기분을 북돋기 위해서 "아빠 걱정 마, 내가 한국에서 돈 많이 벌게" 이러면 "돈이 그렇게 쉽게 벌리는 거 아니다." 그런 말들?
생각이 정신을 지배하고 그 사람의 현재와 미래를 지배하는 법.
돈 많이 벌어야지, 돈이 좋아, 돈은 소중한 것 이렇게 돈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에게 돈이 따라온다.
운이 좋다고 계속 입버릇처럼 말하는 사람에게 끊임없이 운이 따라붙는 것과 같은 이치.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는데, 물론 아빠는 안 바뀌겠지. 그리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그냥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면 좋겠으나 내 성격에 또 그게 안되고 가슴이 턱턱 막힌다. 그냥 하루하루 재밌게 좀 살아가자고 그렇게 사정을 해도, 우리 아빠는 참 행복해지기 어려운 캐릭터다.
모두를 위해서,
"딸! 오늘도 즐겁게 보내고 많은 경험 많이 해. 아빠가 너로 인해 대리만족할게." 이러면 얼마나 좋아?
.
.
"부모는 항상 자식을 위해 걱정한다. 오늘 이빨을 뺐더니 슬프다" 이런 말을 왜 하느냐고.
그런 아빠에게
"아빠, 옛날 같으면 이빨 빼고 치료할 길이 없어서 힘들었지만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 임플란트도 하고 얼마나 좋아?"라고 다시 긍정적으로 되물으면 "너도 아빠 나이가 돼야 인생의 슬픔을 안다" 이런 답변들만.
아빠...
그렇게 치면 태어난 거 자체가 슬픈 거예요. 그렇게 치면 우리 사는 거 자체가 죽음의 여정 아닌가? 얼마나 슬퍼. 죽으려고 사는 게.
왜 그렇게 늘 매사에 슬프고, 부정적이고, 걱정하고 그런 감정에 사료 잡혀 사는 건지.
그렇지.
사람은 안 바뀌지.
참 안 바뀌지.
물론 행복의 요소에 돈이 중요하지만 또 깨닫는 거 하나!
적극적으로 행복해지겠다고 작심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행복이 따라온다. 분명.
모두 행복해지자.
매일같이 주문처럼 노력해야지.
내가 결혼을 할지 못할지 모르겠으나, 여턴 나는 무조건 긍정적인 사람이랑 결혼할거다. 진지하지만 긍정적인 사람. 가볍진 않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사람. 안될거야, 어려운거야, 못할거야 이런 입버릇이 베어있는 사람은 가까이 하고 싶지 않다. 나의 돌이킬 수 없는 관계인 아빠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