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운이 계속 나를 따라다녀!

코크로 가던 도중 있었던 이야기

by Honkoni

지난 주말 이태리 매니저 Tiziana 와 그녀의 남자친구 이자 골프 강습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는 Conor, 그리고 플랫 메이트이자 프랑스 매니저 Anais와, 미국에서 온 소셜미디어 디렉터 Kayla와 함께 코크로 나들이를 떠났다.

할로윈 코스튬을 살려는 애들도 있었고, 할로윈 이니 파티니 뭐니에 아무런 관심이 없는 나는, 그저 차 타고 어디 떠난다는 거 자체가 좋았다.

회사 자체가 주 4일 근무에다가 오늘은 10월 26일 뱅크 홀리데이까지 겹쳐서 쉬는 날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다들 들떴으나, 서머타임도 끝났겠다, 아일랜드에 본격적인 겨울 날씨가 시작된 관계로 (거짓말 안 하고, 몸이 날아갈 것 같은 비바람) 월동 준비가 한창이었다.

게다가 24일은 뭐 반짝 해가 떴기 때문에 아~ 해를 즐길 수 있을 때 즐겨야지 ~이라고 다들 커너의 차에 탑승했다.

한 시간쯤 달려서 거의 코크로 도착했을 때 운전하던 커너가 나한테, 아일랜드는 뒷좌석에도 무조건 안전벨트 해야 해!라고 말했다. (한국도 뒷좌석 필수인가? 고속도로 운행만 그런 거 아닌가 싶었지만)

내가 겁나 궁시렁 대면서, 안전벨트 해야 하는 거 알긴 아는데, 너무 귀찮고, 그래서 나는 종종 앞좌석에 앉아도 안할 때가 있다고 했더니 케일라가 미국도 뒷좌석까지 필수야~ 뭐 이렇게 한소리 덧붙이길래 어 알았어 알았어~ 한다고! 이러면서 안전벨트를 했다.


그러고 나서 5분쯤 지났을까? 어디서부터 시작된 건지 모르겠지만 타이타닉 박물관에 대한 얘기를 막 하고 있는데 뒤에서 쿵~ 차가 받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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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던 아나이스는 커피를 쏟았고, 말하던 케일라과 나는 목과 어깨가 뒤로 젖혀졌다.

우리 모두 동시에 오엠지, 지저스 크라이트, 에브리바디 오케 등등 일사불란하게 체크한 뒤, 차에서 내렸다.


다행히 차는 괜찮았고 (오케이 기아차의 힘), 뒤에서 우리를 들이받은 아줌마는 지도를 쳐다보다가 (유럽 대부분 차는 죄다 수동기어에 내비게이션이 있는 차는 0.1프로도 안된다) 엑셀을 잘못 밟았다며 미안해했다.

여기서 놀라운 광경?

뒷목 잡고 내리는 건 말도 안되고(우리는 일단 뒷목부터 잡는다. 괜찮아도 안 괜찮은 척, 병원 검진이 한번 필요할 것 같다는 얘기를 슬며시 한다) 우리 모두는 모두 괜찮으니 걱정할 필요 없고 차도 크게 받힌 거 같지는 않다고 오히려 가해자를 안심시킨 뒤 서로 연락처를 주고받은 채 갈길을 갔다.

사진을 찍고, 인상을 쓰고, 이런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나 혼자 차 주변을 빙빙 돌다가 위 사진을 혼자 찍고 앉아 있었다는;; 그러다가 문득, 아 이런 경험을 일전에도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싶었는데, 때는 바야흐로 2005년, 딱 십 년 전 독일에서도 있었던 일이었다.

그때도 뒤에서 차를 들이 받힌 적이 었었는데, 서로 웃으면서 괜찮다 괜찮다, 괜찮으냐 괜찮으냐 훈훈하게 마무리 하는 모습에 왜 한국에서는 이렇게 안 아파도 아픈 척, 그리고 별일 아닐 수도 있는 접촉사고에 막 네가 잘못했네, 이러면서 삿대질을 해대는 것일까 싶었었다.


나는 한국에서는 그러지 말아야지.

근데 분명 한 건, 안전벨트 안 했으면 아마 이마를 조수석 의자에 받았을 것 같다. 천운이 따른 거지 뭐.

혹시 몰라서 코크에서 약국에 들러서 멘소래담 비스무리하게 생긴 크림을 사서 자기 전에 어깨와 목에 마구마구 발라줬더니 한결 낫다.

아마 다친데 없이 멀쩡해도 근육이 좀 놀라긴 했을 거야.


심지어 교통 사고가 나도 나는 운이 좋은 사람.

종종 양쪽 어깨 가득히 수호천사에 의해 보호받는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사주에 천을귀인이 들어서 그런가. 그런 글자가 있으면 위험으로부터 보호받는다던데... 암턴, 내 브라보 마이 라이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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