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못할 겨드랑이 냄새

청결과 데오도란트의 중요성

by Honkoni

우리의 후각은 가장 민감하고도 둔감해서 어느 특정 장소를 가거나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의 냄새가 가장 먼저 각인되기도 하고, 못 참을 것 같은 불쾌한 냄새도 5분 정도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또 익숙해진다.

나 같은 경우, 지나친 과장일 수도 있지만 뉴욕 JFK 공항에 내리자마자 아 이게 '미국 냄새'구나 싶었고 삿뽀로 공항에서는 일본 냄새가, 인천공항 에서는 나에게 제일 익숙한 한국 냄새가 그렇게나 반가웠다.

이런 나에게도 도저히 잊히지 않고 익숙해지지 않는 냄새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서양인들의 겨드랑이 냄새!

아일랜드에서 1년이 넘게 지내면서 가장 곤혹스러웠던 순간 중 상위권에 들어 가는 게 바로 고속버스에서 뭐라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겨드랑이 냄새를 수시간 동안 참고 있는 거였다.

꼬릿 꼬릿. 그것도 정겨운 된장 꼬릿 꼬릿이 아닌 프랑스의 발효 치즈 같은 꼬릿 꼬릿 한 냄새에 한국인들처럼 매일 씻는 문화권이 아닌 나라에서 는 서양인 특유의 몸 냄새가 한데 어우러져 두통을 일으키곤 했다. 그래서 나는 아일랜드에서 환기가 되지 않은채 장시간 달려야 하는 고속버스를 탈때면 껌을 씹거나 귤 껄집을 코에 갖다 대는 등의 나만의 겨드랑이 냄새 참는 노하우를 익히곤 했다.

<크레페를 만들고 있는 프랑스친구들>

특히 나랑 까웠던 프랑스 출신의 Clelia라는 친구는 유독 K-POP을 좋아하는 친구라 같이 빅뱅 노래도 함께 따라 부르고 프랑스 전통 크레페 요리를 대접받고, 한국 문화와 정치, 그리고 프랑스 문화와 정치에 대해서 서로 비판하고 의견을 주고받을 만큼 친하게 잘 지냈는데 유독 다른 사람보다 참기 힘든 겨드랑이 냄새가 개인적으로는 늘 고역이었다.

아일랜드의 여름, 그녀는 조깅을 즐겼고, 푸른곰팡이가 가득 핀 치즈를 사랑했다. 그러나 매일 샤워하지 않는 독특한 문화 습관으로 인해 점점 그녀를 마주 대하고 대화하기가 버거웠다.

더군다나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너 겨드랑이 냄새가 나"라고 말을 꺼내는 건 말을 하는 람도 듣는 사람도 서로 민망한 상황.

다행인 건, 이 친구는 늘 단순히 K-POP을 넘어서서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고 한국을 사랑하는 프랑스 의과 대학생이었다. 종종 나에게 한국인들은 서양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김치 냄새를 왜 서양인들이 못 견뎌하는지 말해주곤 했었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많은 서양 사람들이 한국의 전통 음식인 김치 냄새를 힘겨워하듯이 한국인들은 서양인들에게서 특유의 냄새를 맡는다 라고 말했다.

그녀는 씽긋 웃으며

"나는 잘 모르겠지만 혹시 너에게 피해가 갈 수 있으니 좀 더 자주 씻고 데오도란트를 자주 뿌릴게"

하며 나의 속마음을 읽은 것처럼 답변했고 그 후로는 그녀에게서 더 이상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았다.

결국 겨드랑이 냄새 역시 인종의 다름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청결과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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