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생 아빠 이야기
1월 1일 병신년 새해 벽두부터 한바탕 했다.
진짜 돌이켜 보면 2015년 1월 1일은 더블린에서 있어서 몰랐지만 우리 가족은 최근 몇 년간 1월 1일에 이상하게 새해부터 가족끼리 사단이 나곤 했다.
거두절미하고 우리 아빠는 너무너무 부정적에다가 매사가 걱정만 한다.
신문 보면 정치가 개판이고 사건 사고가 많아서 얼굴 가득 찌뿌린째로 혀를 차면서 뉴스를 보고 (그럴 거면 아예 보지를 말든가) 연예인 부모와 자식이 함께 출연하는 프로그램 보면 저렇게 쉽게 자식새끼 등장시켜서 돈 번다고 욕하고 또 오늘 아침에는 신문 보다가 취업난이 큰일이라며 중얼거리고...
보다보다,
참다참다,
한마디 했다.
"아빠. 제발 그렇게 살지 좀 마요. 제발 매사가 걱정이고, 매사가 못마땅하고, 이 나라가 이상하고, TV 틀면 연예인들 쉽게 돈 벌고, 그래서 열 받아하고 아 제발 그러지 좀 마요. 그냥 편하게 좀 살자. 아빠가 그렇게 걱정을 꽉 껴안고 살아봤자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어. 10년 뒤 걱정하면서 살다가 내일 죽을 수도 있는 게 인생이고, 우리 집도 찾아보면 좋은 게 얼마나 많아.....(중략)"
뭐 그리고 들려온 대답은
"세상사는 얘기를 한 거지 무슨 너는 아빠한테 그런 소리를 하냐.. 너나 잘살아라...(중략)"
그럼 그럼. 아빠는 바뀌지 않는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아빠가 혼자 불쌍해지는 게 싫어서, 그렇게 컨트롤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투덜거리고 세상 고민 혼자 다 껴안고 살아서 남들과 불통인 채 혼자 외로워지는 게 싫어서 이렇게 잔소리를 하지만 아빠는 딴소리를 한다.
막 소리 지르고 대들고 싶었지만 또 늙은 아빠가 측은해서 그러지도 못했다.
올 한 해 아빠가 좀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상이 아무리 비관적이라도 세상을 살아내는 우리는 적극적으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눈 씻고 뒤져서 세상의 행복을 찾아야 하는 의무와 숙제를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아일랜드로 떠났던 2014년 11월 20일 그렇게 살기로 마음먹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