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을 하지는 않고 오면 받기만 하면서

#11

by 분갈이

이만큼 나이가 드니, 친구들이 전화기에서 사라졌다.

저마다 '이유'를 품고 있을 것이다.

나도 내가 가진 그 '이유'를 종종 되새긴다.

너도 그렇겠지.


'우리 헤어지자.'

그간 모든 여자친구와는 때마다 헤어지기 위한 의식을 치렀다.

내가 헤어지자고 하거나, 그녀가 헤어지자고 하는 것이다.

예의를 차리기 위함이 아니다.

분명히 하고 상태를 전환하기 위함이다.


'우리 절교하자.'

친구와는 헤어지기 위한 의식을 치러본 적이 없다 대신,

연락을 하지는 않고 오면 받기만 하면서 알아서 떠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적도 있고, 당한 적도 있다.

그렇기에 이해를 하면서도 납득이 안 된다.


헤어지기 위한 의식을 치르지 않으니 세월이 흘러도 자꾸만 그 '이유'를 되새긴다.

이렇게 한다고?

왜 그랬는지 모든 가능성을 다 펼쳐두고 너를 이해하지만, 납득이 안 된다.


묻고 싶다.


'왜 그랬냐?'



매거진의 이전글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