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좋아 도덕적인 사람들
도덕이란 무엇일까?
얼마전 '운이 좋아 도덕적인 사람들'이라는 영상을 보았습니다.
아주 자극적이고 잘 지어진 제목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기에 딱 좋은 제목입니다. 내가 도덕적인 게 '나'의 훌륭함 때문이 아닌 '운'이라는 외부의 요인 때문이 되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운과 도덕성은 영 연관 관계가 있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도 언젠가 이런 제목을 짓는 사람이 되어야 할텐데요.
어쨌든 영상의 취지는 결국 제가 느끼기엔 운에 휘둘리지 않는 도덕성을 갖자였습니다. (댓글은 뭔가 다른 걸로 싸우고 있지만)
오늘 글에서는 간단히 영상의 내용을 요약하고, 제 생각도 조금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운'에 대한 글을 읽어보신 적 있나요?
저는 우선적으로 옛날에 보았던 '럭키언럭키'라는 웹툰이 떠올랐습니다. '행운 초능력자'가 나오는 엄청난 '운'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지요. 최근에는 자본주의와 연관되는 '천부적 재능'에 관한 글을 읽었습니다. 운에 대한 이야기는 결국 더 나아간다면 자본주의적 체제에서의 국가 개입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또는 그냥 주변에서 있었던 일이 떠올랐을 수도 있을 겁니다. 운이 좋아서 로또 당첨, 운이 좋아서....
어쨌든 '운'에 대한 것을 상상해 보았을 때, 운과 도덕은 정말이지 별개로 느껴집니다. 운이 도덕에 개입을 하는 상황을 떠올리기는 무척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때 영상에서는 운과 도덕의 연관성을 다룬 학자를 말해주며 도덕적 운을 설명해줍니다.
도덕적 운의 종류는 총 네 가지가 있는데요. 아래 간단히 정리해보겠습니다.
1. 상황적 운
그럭저럭 괜찮은 도덕의 소유자인 A와 B는 각자 C와 말싸움을 하게 됩니다. 둘 다 C를 때릴 마음을 먹고 주먹을 꽉 쥐었지만, A는 C를 때렸고 B의 경우 쉬는 시간 종이 울려서(상황적 요건에 의해) 때리지 못하였습니다.
A와 B는 동일한 의지를 가졌지만 그에 따른 결과는 달라지게 됩니다. 우연한 상황으로 행동을 하지 못한 B는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습니다. 상황에 의해서 도덕적일 수 있었던 것이지요.
2. 결과적 운
A와 B는 C를 동일한 강도로 가격합니다. 그런데 A의 가격으로 C는 약간의 상처를 입고, B의 가격으로 C는 사망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C의 건강 상태나 때렸을 때의 환경, 또는 '운'이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이 때 A와 B에 대한 비판의 무게와 강도는 달라지게 됩니다. 도덕성에 대한 판단이 일어났을 때, 아마 많은 사람이 B를 더 비도덕적이라고 판단할 것입니다. 이처럼 한 사람의 행동과 의지와 상관 없이 사건의 결과에 따라 도덕적 평가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3. 인과적 운
괜찮은 도덕성을 가진 A는 그날따라 기분이 안 좋았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유난히 안 풀리는 날이 있고 기분이 안 좋은 날이 있으니까요. A는 원래였다면 폭력을 저지르지 않았을테지만, 이러한 부정적 감정의 축적으로 폭력을 저질렀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개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불가피한 과거의 일련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운을 인과적 운이라고 합니다.
4. 구성적 운
D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나 편집성, 경계성 인격 장애를 얻어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보였습니다. 이런 D가 C를 때리게 된다면 이는 D의 잘못일까요?
D의 성격적 결함은 환경적으로 '도덕적 자질을 갖출 기회'를 얻지 못한 것입니다. D가 불우한 가정에서 자라는 것을 선택한 적은 없었을 테니까요.
'당위는 능력을 함축한다.'라는 말 아시나요? 이는 칸트가 한 유명한 말로, 인간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그것을 수행할 능력이 있어 의무 또한 부과된다, 따라서 당위가 있음은 - 능력이 있다는 말이다,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덕적 운의 개념을 인정한다면 도덕적 판단 문제를 해결할 때 여러 난제들에 부딪칩니다. ' 평가'는 스스로가 통제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만 이루어져야 공평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도덕'에 '운'이 관여할 때, 이런 '운'에 의해 '도덕적 평가'가 달라진다면 그것은 불공평한 상황이 됩니다.
'한 사람은 인격이 형성될 때 통제 밖 요소들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모든 사람을 같은 도덕적 잣대로 판단해도 되는가?'
'운에 따라 도덕적 평가가 달라지는 것이 정당한가?'
물론 아주 쉬운 방법으로 도덕적 판단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도덕적 운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지요. 도덕적 운의 존재는 '행위' 여부에 따라, 즉 결과론적 판단을 적용할 때 쉽게 부정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도덕적 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도덕적 운을 부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도덕적 운의 존재는 인정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신이 피해를 봐선 안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겠죠.
또한 도덕적 운이 나쁘다고 혜택을 얻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도덕적 운 조차 평등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도덕적 운이 존재한다고 봅니다.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합니다. 오이디푸스의 이런 행동은 '결과'로만 보았을 때 사회적 비판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오이디푸스가 그런 행동을 한 데는 그런 배경이 있었고, 윤리적으로 잘못된 행위를 하고 있다는 의식이 부재했습니다. 하지만 도덕적 운의 존재를 부정할 경우 오이디푸스는 그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는 존재가 됩니다.
저희 또한 운이 좋아서 도덕적인 사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운이 나빠 도덕적이지 못하게 될 상황도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죠.
아니 태초로 돌아가 저희가 다른 집안, 다른 상황에서 태어났다면 지금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이 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운'에 의해 도덕성이 달라지지 않게끔 노력해야 한다고 제시하며 말을 마칩니다.
저는 그에 더 나아가서 누군가를 평가함에 있어 '운'의 작용 또한 고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많은 정보들을 접하고, 누군가를 더 쉽게 평가내리게 되었습니다. 면과 면으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옛날과는 달리 존재도 모르는 타인의 표면을 보고 일방적 공격을 쏟아낼 수도 있습니다. 표면적인 정보들을 살펴 보았을 때 '도덕적이지 못한' 사람들이 정말 많아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판단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 한 번 쯤 남들의 의견에 휩쓸리지 말고, 순간의 의식대로 판단을 내리지 말고, '도덕적 운'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많은 의견 공유해주시면 기쁘게 읽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