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는 언제나 내 근처에서 잠에 든다.
애써 곁에 있으려 하는 서로는
나를 빤히 쳐다보다 어느새 자고 있다.
잠든 서로의 얼굴은 노인의 것처럼 고단하다.
녀석도 인간처럼 무언가를 견디는 걸까.
고양이의 꿈길은 어떨까.
알 수 없다.
자는 내내 서로의 수염은 움찔거리고, 귀는 쫑긋거린다.
서로야, 이름을 부르면 눈을 감은 채로 꼬리를 흔들기도 한다.
바보인가. 그냥 푹 자지.
등허리와 배가 차오르다 꺼졌다를 반복한다.
감자같이 조막만한 저 머리...
서로는 작고 조용한 고양이다.
침묵과 은신으로 이루어진 세계를 사는 고양이.
겁이 많아도 어둠은 무섭지 않고, 밤이면 두 눈은 별이 된다.
내가 서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서로 또한 내게 그럴 것이다.
그러나 저 영문을 모르는 고양이가
작아서 안쓰러운 고양이가
빛이 나서 나는 무섭지 않다.
그러니 서로의 꿈길 또한 따듯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