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8년 차, 단 한 번도 싸우지 않은 이유
얼마 전, 우연히 이혼 관련 프로그램을 봤다.
서로에게 쏟아지는 말, 눌러왔던 감정이
결국 눈물로 터지는 장면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쩌다 저렇게까지 되었을까.
얼마나 오래, 얼마나 깊이 쌓였으면
그렇게 서로를 상처 내는 일이 익숙해졌을까.
이해되면서도 답답했다.
왜 그렇게까지 서로를 힘들게 하며 살아야 할까.
함께 살아야 할 이유보다
이제는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이유들이 먼저 나오는 관계.
말은 점점 거칠어지고,
서로를 향한 시선에는 따뜻함보다 날카로움이 앞선다.
술, 싸움, 분노, 욕심, 돈 문제…
어쩌면 너무 흔하게 반복되는 이야기들.
나도 그런 집에서 자랐다.
집 안 분위기는 늘 불안했고,
아버지가 술을 마신 날이면
괜히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지내야 했다.
그런 환경에서 자라다 보니,
결혼이란 게 두려웠다.
혹시 나도 똑같이 살게 되진 않을까.
그 생각이 마음 한구석에 늘 있었다.
그래서 한동안 결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난 결혼 안 할 거야”라는 말이
입에 붙어버렸다.
누군가의 삶을 책임진다는 게
그땐 너무 버겁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은 조금씩 바뀌었다.
결혼을 결심했을 때,
사랑보다 먼저 떠오른 건 ‘책임’이었다.
결혼한 후, 나는 그 마음 하나만 붙들고 살아왔다.
아내가 매일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게,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가정이라는 공간만큼은
언제나 따뜻하고, 편안하고, 안전한 곳이길 바랐다.
그게 내가 결혼을 결심한 이유였고,
지금도 여전히
삶의 목표로 품고 있는 마음이다.
그 마음 하나 지키고 싶어서,
결혼한 지 7년이 넘도록
아내와 다툰 적도, 목소리를 높인 적도 없다.
어렵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화를 낼 만한 순간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스스로에게 물었다.
“이 말을 꼭 지금 해야 할까?”
“이 말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내 감정을 풀기 위한 걸까?”
한 번만 이렇게 물어보면 알게 된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라는 걸.
그냥 한 번 넘기면,
오히려 하루가 훨씬 더 평화로워진다.
술을 끊은 것도 결국 가족 때문이었다.
아이가 어릴 땐 아내와 맥주 한 잔 하며
‘육퇴의 여유’를 즐기던 날도 있었지만,
지금은 아예 마시지 않는다.
아이는 내가 술을 마셨던 걸 기억하지도 못한다.
혹시라도 술이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불편한 기운을 만들 수 있다면,
애초에 그 가능성 자체를 없애고 싶었다.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그렇게 살면 무슨 재미로 살아?”
“언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럴 때면,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든다.
‘그게 그렇게까지 어려운 일은 아닌데…’
가정보다 소중한 게 또 뭐가 있을까.
그 정도도 감당할 마음이 없다면,
애초에 왜 결혼을 한 걸까.
정말 그럴 준비가 안 돼 있었다면,
혼자 사는 게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싸운다고 사이가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 순간 이겼다고 해서 마음이 편해지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안다.
가정은 감정보다 ‘선택’으로 유지된다는 걸.
같은 자리에서, 같은 사람을 위해,
같은 다짐을 매일 반복하는 일.
‘싸우지 않겠다’고 마음먹으면,
정말 싸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그게 때로는 침묵이고,
때로는 그냥 조용히 웃어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런 작고 조용한 선택들이
한 사람의 마음을 바꾸고,
가족이 함께 머무는 분위기를 달라지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가족이 편안하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살아간다.
사랑은 결국, 말보다
매일의 행동으로 보여주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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