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마흔, 내 삶의 '동기부여'를 다시 정의하다
어릴 때 내 인생의 모든 동기부여는 엄마였다.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아빠의 수많은 사업 실패로 생긴 재정적 어려움은 고스란히 엄마 몫이었다. 엄마는 학교에서 일하시면서도,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새벽까지 식당, 피자집 같은 부업을 이어가셨다. 퇴근 후 집에 오시면 아빠의 술주정을 새벽까지 받아주시느라 거의 잠도 못 주무시고, 그렇게 또 출근하셨다. 쪽잠을 자고 일어난 엄마의 뒷모습을 보며 어린 나는 늘 두려움에 떨었다.
"엄마가 일찍 죽는 건 아닐까."
"엄마가 어디 아프면 어떡하지."
"엄마가 도망가 버리는 건 아닐까."
항상 그런 두려움과 걱정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래서 어린 마음속 1순위는 언제나 엄마였다. 내 삶의 모든 동기부여는 엄마를 위한 것이었다. 중학교 때 유도를 하며 운동을 정말 잘하고 싶었던 것도, 고3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공부를 시작한 것도 결국 엄마를 편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며 방황도 했다. '나 같은 사람은 결혼하면 안 된다'라며 사랑조차 밀어내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 교회 앞 큰 현수막에 적힌 문장 하나가 마음을 붙잡았다.
"결혼은 거룩이다."
이상하게 그 말이 오래 마음에 남았다. 어지러웠던 마음이 그 문장 앞에서 정리됐다. 그 길로 지금의 아내에게 마음을 전했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어느덧 결혼 9년 차가 되었다.
2026년, 마흔의 문턱에서 나는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앞에 두고 있다. 싱가포르 이주를 앞둔 상황에서 겪게 된 갑작스러운 구조조정, 그리고 불확실함 속에 이어지는 면접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모든 상황 속에서 문득 깨닫게 되는 것이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보잘것없는 나를 이렇게 사랑하셔서 은혜 가운데 살게 하시는구나.
"한량없는 은혜, 갚을 길 없는 은혜..."
보잘것없는 나를 사랑하셔서, 이 모든 불확실함조차 '은혜'라는 테두리 안에 두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생각이 이어졌다.
'그럼, 앞으로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
엄마, 아내, 아들 같은 소중한 가족들? 아니면 커리어나 돈일까? 물론 다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 모든 일의 동기부여를 '하나님'으로 삼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야 내 인생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기분이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것투성이였던 삶에 기준이 잡혔고, 모든 것이 클리어 해졌다.
내 인생의 진짜 동기부여는 하나님이었고, 또 하나님이어야만 했다. 목적지가 분명해지니 막막했던 삶의 기준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도 하나님 때문에, 나 자신을 돌보는 것도 하나님 때문에 잘 해내고 싶어졌다. 일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도, 직장 동료와 상사와 잘 지내야 하는 것도, 이 세상에서 잘 살아내야 하는 것도 모두 하나님 때문이다. 심지어 힘든 상황에서도 기뻐하려 노력하는 것도,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잘 챙겨 먹는 사소한 일상들까지도 이제는 전부 '하나님 때문에'라는 이유로 충분해졌다.
그렇게 내 삶의 모든 동기부여가 명확해진 것이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 인생의 진짜 동기부여는 하나님이구나. 하나님이어야 하는구나.
2026년, 이제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 때문에 살아보려 한다. 하나님이 나에게 정확히 무엇을 원하시는지 아직 알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하나님을 삶의 유일한 이유로 삼을 때, 내 삶이 불안한 방황이 아니라 '거룩한 동행'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이 보잘것없는 인생을 끝까지 사랑하시는 하나님 때문에, 오늘도 기쁘게 다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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