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매일 새벽 동네 교회로 향한다. 올해 우리 가족 앞에는 굵직한 변화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들의 초등학교 입학부터 곧 다가올 싱가포르 이주, 그리고 그곳에서 이어질 나와 아내의 새로운 커리어 도전까지. 하나하나가 우리 삶의 중요한 변곡점이기에, 매일 새벽 그 수많은 기도 제목을 들고 나간다.
여러 기도 제목 중에서도 가장 간절한 건 아들의 첫 시작이었다. 낯선 학교 환경에 던져질 아이를 위해 사랑 많은 담임 선생님을 만나고, 다정한 친구들과 형들을 곁에 두어 아이의 학교생활이 그저 따뜻하기를 매일 새벽 간절히 바랐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입학 후 마주한 소식들은 그 기도가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담임 선생님은 학교에서도 인품이 좋으시기로 이미 소문이 나신 분이었고, 반에는 아들이 평소 좋아하던 친구들까지 모여 있었다.
덕분에 새로운 환경에 예민할 수 있는 시기임에도 아들은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가기 싫다며 투정 부리던 영어 학원조차 이제는 "수업이 정말 재미있다"며 환하게 웃으며 다녀온다. 아들을 보며 부모의 기도가 아이의 일상에 작은 무지개를 틔워준 것 같아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어제는 오랜만에 친구들과 청첩장 모임을 하던 중, 부동산에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지난달에 내놓은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타났다는 소식이었다. 싱가포르 이사를 준비하며 집을 내놓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가격 조정을 좀 해주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정리가 될 줄은 몰랐다.
사실 부동산 거래라는 게 날짜를 맞추는 것부터 모든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기가 참 어려운데, 몇 번의 통화 끝에 순식간에 가계약금이 입금되었다. 마음 한구석을 무겁게 짓누르던 큰 숙제 하나가 마법처럼 해결된 순간이었다.
오늘 오후, 며칠간 있었던 소식들을 곱씹으며 운동을 하러 나섰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땀을 흘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정말 내가 살아오면서 생각하고 기도한 대로 인생이 흘러가고 있구나.'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하기엔 내가 그렸던 밑그림들이 너무나 선명하게 현실이 되고 있었다.
결국 인생은 우리가 마음에 품은 지도를 따라 길을 낸다. 내가 긍정적인 변화를 꿈꾸고 축복을 빌 때, 세상은 그 주파수에 맞춰 응답한다. 내가 불안을 선택하면 세상은 위태로운 곳이 되고, 내가 감사를 선택하면 세상은 조력자들로 가득 찬 무대가 된다.
실제로 우리 가족이 6월에 싱가포르로 떠나게 되는 것도, 주위 많은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았거나 우연이라 생각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아내와 나는 "아이가 여덟 살이 되면 외국에 나가서 살자"고 약속했다. 그날 이후 우리는 그 미래를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기도하며, 마치 이미 이루어진 일처럼 바라고 꿈꾸어왔다. 솔직히 말해 그 일이 정말로, 이렇게까지 그대로 일어날 줄은 우리도 몰랐지만 8년 전 마음속에 그려두었던 그 밑그림이, 정확히 아이가 여덟 살이 된 지금 현실의 풍경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긴 시간 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지도가 현실의 길이 되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고 나니, 이제는 분명히 알 것 같다.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은 과거의 내가 가장 많이 생각하고 말했던 것들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지금 당장 내 마음의 밑그림을 점검해야 한다. 내가 나에게 무심코 들려주는 말들, 그리고 매일 아침 습관처럼 올리는 간절한 바람들이 모여 내일의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 놓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불안을 입 밖으로 내뱉기보다 감사의 기도를 먼저 채우기로 다짐한다. 내 생각의 방향이 곧 내 인생의 행로가 된다는 것을 확신하기에, 오늘도 내가 바라는 미래를 정성껏 마음속에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