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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현석변호사 Mar 16. 2017

관심과 애정의 선후관계

걸레질을 마치고



1.
재판에 다녀오는 길에 연료램프에 불이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꾸역꾸역 사무실 근처까지 차를 몰고 왔다(강남은 기름값이 비싸다. 기름의 품질에는 차이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2.
연료를 채우고 나니 주유소 옆에 있는 자동세차 서비스가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내 차에 쌓여있는 먼지도 눈에 들어왔다(내가 봐도 이미 수인한도를 초과한 상태임이 분명했다).  



3.
개인적으로 자동차에 별로 관심이 없는지라 세차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차량외부가 너무 더러워서 나조차도 승차할때 차량 외부에 쌓인 먼지가 옷에 묻을까봐 조심스럽게 타는 경우도 있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 한 달 전부터 이 상태였던 것 같다(그에 비해서 차량실내는 매우 깨끗하다. 업무상 목적 외에는 거의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



4.
자동세차 서비스의 구성은 주유소마다 약간씩 다른데, 오늘 방문했던 곳은 세차장비로 습기건조를 하는 것 외에 마지막 걸레질을 '셀프서비스'로 운영한다. 차량운전자가 세척이 끝난 후에 비치된 걸레를 들고 직접 마무리 걸레질을 하는 시스템이다.



5. 
세차장 지시문구를 따라 걸레질을 시작했다. 평소 자동차에 관심이 별로 없고 세차에도 관심이 없는지라, 사실 지금까지 내 차량에 직접 걸레질을 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6.
그런데 막상 걸레질을 하다보니 문득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자동차의 미묘한 곡선과 반짝 거리는 유리, 라이트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그동안 방치해 두었던 묵은 때를 걸레로 열심히 문질러 지우고 나니,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록 작지만 묘한 애착이 생기는 것이 아닌가.



7.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애정이 있으면 관심과 배려를 주는 것이 인간의 섭리이겠으나, 때로는 관심과 배려를 줌으로써 애정이 생기기도 한다.


때로는 관심과 배려를 줌으로써 애정이 생기기도 한다.



8.
세상 살다 보면 많은 인간군상을 만나게 되고 때로는 도저히 애정이 생기지 않는 사람들과도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사다. 불편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정말 '불편한 일'일테니, 피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에게 먼저 관심과 배려를 줘보는 것은 어떨까. 혹시 아는가, 예상치 못한 애정이 생길런지도.




정현석 변호사 (법무법인 다우)

연락처 : 02-784-9000

이메일 : resonancelaw@naver.com

홈페이지 : http://www.medlaw.co.kr

블로그 : http://blog.naver.com/resonance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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