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깊이 공감하며 큰 영향을 받은 예술가 2명이 있다.
나는 비록 전문적인 평론가는 아니지만,
그들의 작품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을 조심스럽게 나누고 싶다.
스탠리 큐브릭 Stanley Kubrick
스탠리 큐브릭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영화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다.
'뉴 할리우드' 시대의 핵심 인물이었으며,
그의 대부분의 작품들은 소설이나 단편을 원작으로 한다.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는 눈부신 영상미, 현실성을 위한 디테일,
그리고 감정을 자극하는 음악 사용으로 잘 알려져 있다.
데즈카 오사무 Tezuka Osamu
데즈카 오사무는 철완 아톰, 밀림의 왕자 레오, 블랙잭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일본 만화계의 거장이다.
그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독창적인 서사와 표현 방식으로
‘만화의 신’, ‘일본 만화의 아버지’로 불려 왔다.
나는 이 두 사람이 놀라울 만큼 닮았다고 느낀다.
둘은 1928년생 동갑내기였으며,
전쟁, 성, 사회비판, 역사극, 영웅서사, 죽음과 재탄생의 순환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드는 작품 세계를 펼쳤다.
또한 이 두 거장의 정신은 그들이 세상을 떠난 뒤에도 이어졌다.
데즈카 오사무의 미완성 작품은 우라사와 나오키의 『플루토』로 되살아났고,
스탠리 큐브릭의 미완성 기획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A.I.』로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깊이 공명한 순간은 데즈카 오사무의 『불새: 우주 편』 후반부였다.
주인공 ‘마키무라’가 점차 젊어지다가 결국 아기로 다시 태어나는 장면을 읽을 때
나는 강한 데자뷔를 느꼈다.
‘이건 혹시…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스타차일드(StarChild)?’
처음엔 단순한 우연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들이 교류를 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1965년 1월, 데즈카 오사무는 미국 영화감독 스탠리 큐브릭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스탠리 큐브릭은 철완 아톰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아, 차기작인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미술감독으로 데즈카를 초대하고자 했다. 그러나 데즈카 오사무는 1년 동안 영국에 머물며 작업실을 비울 여유가 없었기에 이 제안을 거절했다. 직접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그는 이 영화를 무척 사랑했고, 밤샘 작업을 할 때면 스튜디오에서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곤 했다."
"In January 1965, Tezuka received a letter from American film director Stanley Kubrick, who had watched Astro Boy and wanted to invite Tezuka to be the art director of his next movie, 2001: A Space Odyssey (1968). Tezuka could not afford to leave his studio for a year to live in England, so he refused. Although he could not work on it, he loved the film, and would play its soundtrack at maximum volume in his studio to keep him awake during long nights of work."
이 일화를 접한 후,
나는 『불새: 우주 편』 속 마키무라의 재탄생이
스탠리 큐브릭의 스타차일드에 대한 오마주라고 확신하게 되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마지막 장면. 낡은 침대 위, 정적인 공간 안에서 등장하는 광휘 속의 태아-그것은 인간의 진화를 넘어선 재탄생의 은유다.
불새의 저주를 받은 마키무라는 우주선 안에서 다시 아기로 태어난다. 하지만 그 새로운 생은 축복이 아닌, 끝없는 윤회라는 형벌이었다.
스탠리 큐브릭과 데즈카 오사무
서로 다른 세계에서 자라났지만,
그들의 마음속 파동은 같은 방향으로 울리고 있었다.
나는 그 둘의 공명(共鳴)을 내 안의 울림으로 채워 넣으며
오늘도 사유(思惟)를 꿰어간다.
by 사요(思曜)
#스탠리 큐브릭
#데즈카 오사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