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해에는 교보문고, 영풍문고만 가지 말고 독립 서점을 가야겠다 생각했다. 책방의 주인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그런 서점이 가고 싶었다.
오늘은 선릉역에 있는 '최인아 책방'을 방문했다. 건물 옆으로 들어가서 4층에 위치해 있는 책방이다.
문을 열자마자 마치 나를 맞이하듯 화려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누군가 연습을 하고 있었다. 알고 보니 '최인아 책방'에서는 북콘서트 중에 피아노 연주회도 있었는데 그 때문에 연습 중이었나 보다. 피아노 소리를 들어서 그런지 책방의 첫 느낌이 너무 황홀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감동이었다.
책방 곳곳에는 책방 주인 최인아의 세심한 손길이 느껴졌다. 나는 아무래도 '글쓰기' 코너에 관심이 많이 갔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작법서가 서점 중앙 진열대에 놓여있었다. 나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하나하나를 펼쳐서 목차를 읽어보고, 관심 있는 책의 제목들은 메모해 놓았다. 이렇게 읽고 싶은 책들을 리스트업을 해놓으면 나에게 큰 자산이 되는 것만 같아 뿌듯하다.
그렇게 한참을 서점 곳곳을 둘러보고 루이보스 바닐라 차 한잔을 시켜서 위층 카페 공간으로 올라갔다. 구입한 책을 차를 마시며 조용히 읽을 수 있는 보물 같은 공간이다. 그곳은 각자 책에 집중하고, 자기 할 일을 묵묵히 하는 곳이었다. 물론 종종 대화를 나누는 손님들도 있었지만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서 크게 방해가 되지 않았다.
강남 한복판에서 이렇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감격했고, 나의 취향에 맞는 무언가를 찾는 건 우리가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우리는 우리가 소속된 공동체들이 있지만 그 공동체 안에 모두 나와 생각이 맞는 사람들이 있는 건 아니다. 회사만 생각해도 그렇다. 최대한 내가 원하는 회사를 골라서 지원하고 면접을 보고 합격해서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회사 구성원들의 사상이 나랑 맞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이렇게 일부러라도 나의 취향을 찾아서 나의 취향과 맞는 공간 안에 나를 던져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건 아니지만, 나와 같은 취향을 공유하는 사람들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그곳의 공기는 사뭇 달라진다. 우리가 말을 하지 않아도 그곳은 편안한 공기가 된다.
나만의 '숨 통이 트이는' 장치 하나쯤은 필요하다. 그게 뭐든 좋다.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된다. 그 하나만 있다면 오늘을 버틸 힘이, 내일을 살아갈 힘이 된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모여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모여 한 달이 되고 또 일 년이 된다.
최인아 책방 - 선릉점: https://naver.me/FvEluFXZ
최안아 책방 - GFC점: https://naver.me/IDFmKP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