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문화 리뷰

영화 <미키 17>

by 나자영

조금 전 영화 <미키 17>을 보고 왔다. 리뷰를 안 쓸 수가 없는, 아니 안 쓰면 안 되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은 이미 세계적인 거장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감탄을 안 할 수 없다. 이번에는 소설 원작이라 작가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나는 보통 같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걸 썩 즐기지 않는다. 근데 이번 영화는 한 번 더 봐야 할 것 같다. 이건 내 기준 엄청난 극찬이다. 손석희가 봉준호와 인터뷰할 때도 비슷한 얘기를 했었다. <벤허>를 제외하고는 영화를 두 번 본 적 없는데 이번 영화는 두 번 봐야 할 것 같다고. 정확히 같은 맥락이다. 거기에 덧붙여 손석희가 이번 영화도 또 상 받을 것 같다고 했는데 백번 공감한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와, 이건 뭐지?' 혼자 잠시 멍 했다. 방금 내가 뭘 본 거지. 모든 장면들이 세세하게 기억이 안 나서 아쉽다. 그래서 한 번 더 봐야 한다. 그래도 오늘 한번 본 걸로 리뷰를 하자면, 정말이지, 단 한순간도 지루하지 않고, 봉준호 감독의 말 그대로 정말 재미있다. 영화 보는 내내 나도 모르는 수많은 감정들에 빠지게 되고, 영화관을 나오면서는 수만 가지 생각들을 하게 된다. 잔상이 매우 강하게 남는 영화다.


나는 원래 잔인한 영화를 정말 못 보는 편이어서 이번 영화를 볼지 말지 매우 망설였었는데, 보기를 정말 잘했다. 영화는 그리 잔인하지 않다. 몇몇 장면에서 실눈 뜨고 보면 되는 정도다.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한 거는, 정말이지, 우리의 현실이 훨씬, 백배 천배 잔인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슬프다가, 화가 났다가, 미키 17이 불쌍했다가,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빠져나오기가 힘들었다. <기생충>의 명대사를 빌려서 말해본다면, 정말 '시의적절'한 영화다. 자꾸 우리나라의 상황이 오버랩되는 건 왜일까. <미키 17>은 그가 당선되기 전에 이미 촬영을 다 마친 영화인데, 봉준호 감독은 정말 몇 수 앞을 본 것인가. 더 많은 말을 하면 스포가 될 것 같아서 이쯤 리뷰를 마무리하고 다른 리뷰들을 읽으려 가야겠다.


아무튼, 강력 추천한다!

봉준호 감독 이번에도 많은 상을 수상하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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