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두 번째 (200802 - 데일리오브제)
200802
갑자기 그런날이 온다. 사람들이 지나가며 던진 무심한 말이 귀로 파고들어 머리속을 맴돌고, 쉽사리 빠져나오지 않는 날. 쌓여있는 할일 때문에 억지로 컴퓨터 앞에 앉아 할일을 뒤적이지만 진전되는 것은 없는 날.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속에는 또 다시 응어리가 진다.
그래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찬물을 먹으려 자리에서 일어나 정수기 앞으로 갔다. 하필 컵들은 설거지통에 들어가 있고 하나만 씻어 물을 먹기 위해 안쪽에 있는 컵을 슬쩍 꺼내니 '우당탕탕'하고 남은 설거지 거리가 쓰러진다. 아무렇지 않은 척 컵을 주워들고 정수기에서 찬물을 따라 먹는다. 그렇게 찬물을 목구멍에 때려넣으니 기대했던 시원함은 어디로 가고 소화의 불쾌감만 남는다.
오늘은 포기한 것이 많았다. 어쩔 수 없이, 혹은 미래를 위해 포기했다고 머리를 속여도 마음 속의 감정은 속일 수가 없다. 미래는 불안하다. 난 언제쯤 마음 놓고 살 수 있을까. 친구들이 내뱉는 사소한 불평이 나에게는 행복한 고민으로 들리는 때가 내게 문제가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언제나 좋을때만 있을 순 없지만서도 오늘은 유독 어둡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