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스물일곱 번째(200906 - 데일리오브제)
아내가 친구에게 무진장 맛있는 음료수가 있다고 들었다. 자판기에 파는 감귤 음료인데 3천 원이라 한다. 친구의 인생 음료라고 꼭 먹어봐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자판기 음료수가 맛있어봤자 얼마나 맛있겠냐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걸 굳이 말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하지 않으면 아쉬움만 남는다. 그 전설의 음료수는 한 곳에서만 판다니 파는 곳까지 거기까지 가야 하지 않겠나. 가서 음료수를 뽑았다. 3000원이나 하는 놈이 '덜컹'하고 떨어진다. 조심히 꺼내 들어 뚜껑을 딴다. 경건한 마음으로 음료수를 맛봤다. 개인적으론 오렌지 쌕쌕이 더 맛있었다. 그래도 3천 원으로 무진장 맛있다는 음료수를 먹지 않았다는 후회는 안 남았으니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