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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충민 Oct 17. 2019

향기품는 나무 선정하기

'향기 품는 귀걸이, 손으로채움' 제작기

안녕하세요~ 오렛동안 준비했던 프로젝트, 향기품는 귀걸이가 드디어 텀블벅에 오픈하게 되었습니다. 향기를 잘 품고 있으면서 가볍고, 디자인적으로도 가치있는 소재를 많이 연구하고, 시도해서 최종적으로 선택한 국내산 '소나무과 나무'. 오늘은 이 소재를 선택하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막연히 나무를 떠올려 보면 비슷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나무에는 종류별로 정말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귀걸이 처럼 작게 가공할때는 나무가 가지는 특징들이 더욱 중요해지게 됩니다. 


 보통 작은 소품을 만들때는 하드우드 계열을 많이 선택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하드우드들은 비중이 높고(무겁고) 물관이 너무 촘촘하게 있습니다. 향기를 담기 위해선 물관에 향기가 잘 머금고 있을 수 있도록, 그리고 귀에 걸어 놓고 있기 위해선 가벼운 무게가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면 소프트우드는 어떨까요? 소프트 우드는 나무 결대로 너무 잘 부러지게 됩니다. 특유의 가벼움 때문에 고급스러움도 없습니다. 또 많은 가시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입니다. 


  소프트우드도 안되고 하드우드도 안된다면 어떤 나무를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이럴 때 '하이브리드'가 필요합니다. 수종 별로 다르지만 보통 하드우드는 늦게 자라서 갖게되는 특징이고 소프트 우드는 빠르게 자라기 때문에 나타나는 특징입니다. 그럼 빠르게 자라다가 늦게 자라는 나무는 어떨까요? 


  우리나라의 '4계절'은 나무를 무지하게 괴롭힙니다. 여름에 빨리 자라다가 겨울엔 천천히 자라게 됩니다. 그래서 나타는 특징이 '선명한 나이테'입니다. 이 나이테 덕분에 소프트우드와 하드우드의 특징을 모두 갖게 됩니다. 여름에 자란 부분은 물관을 통해 향기오일을 머금을 수 있도록, 겨울에 자란 부분은 미적인 부분과 강도 부분을 만족시켜 주게 됩니다.


  우리나라 땅의 70%는 산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목재를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가 않습니다. 대부분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강산의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런거 아니냐'고 생각 하실 수도 있지만 또 태워버리는 장작용 나무나 숯을 제작하는 나무들은 국내산 나무들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굳이 우리나라 나무는 태워버리면서 수입한 나무들을 사용하는 이유는 '나무를 사용하기가 어려워서' 입니다. 쪼개짐, 가시, 건조 등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를 가공해서 가구나 건축재로 사용하는 것보다 수입하는 것이 더 가격이 저렴합니다. 국산 나무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꼭 그럴 필요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그래서 국산나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찾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향기나는 귀걸이'를 통해서 그 필요성 중 하나를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적인 디자인을 하는 저희 '리을리'에겐 국산 나무를 사용하면서 동시에 향기나는 귀걸이를 위한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적 요소들을 갖고 있어서 망설일 필요가 없었습니다. 바로 직진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세상일에 어디 쉬운일 하나 있을까요.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것엔 이유가 있습니다. 건조, 가시, 가격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두개가 아니었습니다. 직접 수 많은 제재소에 찾아 가고, 건조장을 찾고, 가시를 없애는 가공법도 수소문했습니다. '귀걸이'를 만든다고 하면 나무 판매하시는 분들에겐 너무 '작은' 제품이기 때문에 설명을 드릴 수 있는 시간도 허락되지 않는 일이 태반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여기까지 달려오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텀블벅 오픈을 한 오늘은 정말 떨리는 날이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생각해서 만든 '향기 품는 귀걸이, 손으로채움'이었습니다. 



https://tumblbug.com/sonir   (텀블벅 펀딩 구경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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