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상가들(2003)
진정한 청춘의 정신세계는 갇혀버린 머릿속에 가득히 찬 관음의 본능일까. 외설적이고 직설적인 사랑 이야기에 눈 돌릴 틈이 없다. 갇혀버린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초점을 바꾸어 세상을 보아야 하는 이유를 알려준다는 의미에서 이 영화를 교훈적이라 해도 될까, 궁금해진다.
그저 선정적이라며 깎아내리는 문구를 많이 보았다. 그렇다. 이 영화는 청불이며 나체가 많이 등장하고 청춘이라 칭해질 수 없는 자아비대한 예술병 젊은이들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로 덮인 관계는 결코 외설적이지 않다고 믿기로 해본다. 아니, 예술에 취한 사람들의 관계를 냉소적으로 보지 않기로 다짐한다.
도취되어 있어도 괜찮다. 사랑하는 마음이 밖으로 드러날 만큼 큰 것뿐이니까. 넘치는 순수함에 비해 작디작은 그들의 공상세계가 좀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극장을 나왔다. 보통 사람들은 뛸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박물관에서 마음껏 달리는 세 명의 젊은이들이 지닌 무한함이 엿보였던 시퀀스들. 그리고 자연히 녹아내린 사상적 깨달음,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내딛는 발걸음에 대한 책임. 이런 것들로 채워진 러닝타임이 좋았다.
유영하는 꿈속에서는 조금 미쳐 보여도 괜찮을지 모른다. 당당한 광기가 사랑스럽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영화. 누가 나무란대도, 나를 찾는 과정은 나만이 온전히 알고 있다는 걸 고스란히 보여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