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주는 것도, 먹는 것도 참 좋아 하는 찌개다. 조미료를 조금도 넣지 않고도 깊은 맛을 우려 낼 수 있는 찌개. 시간과 정성만 있으면 하루 3끼는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개인적으로 선호 하는 방식은 듬성 듬성 썬 고기 덩어리와 묵은 지 그리고 물을 넣고 2시간이고 3시간이고 끓여 내는 방식이다.
참 재미 있는 것은 김치다. 김치를 끓이고 끓이다 보면 어느새 반투명한 색감이 된다. 아삭한 맛보다는 입안에서 뭉개지는 듯한 식감이 되는데 이쯤이 되면 비로소 어느 정도 되어가는 구나 생각 하게 된다.
수육 내듯 고기를 썰어 내고, 김치를 주욱 찢어 고기 옆에 두고, 푹 끓여낸 국물을 부어주면 훌륭한 음식이 된다. 특별한 요령도 필요 없고 김치와 김치국물, 고기 덩어리, 물, 그리고 약간의 양념 이지만 시간만 더해주면 좋은 음식이 된다.
화려하지 않고,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속이 부대끼지 않고, 든든하다. 내가 추구 하고, 하고 싶은 사랑의 모습과 같다. 특별하지 않지만 화려하지 않지만, 불편하지 않고 든든한 사랑을 주고 받는 것. 우리는 특별하지 않지만 같이 하는 시간에 정성을 더하면. 별것 아닌 재료에 시간과 정성을 더해 훌륭한 음식이 되는 묵은지 찌개처럼 좋은 사랑을 할 수 있음을 믿는다.